422일째 고공 농성에 단식까지 돌입…체중 50㎏ 수준 건강 우려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422일째 굴뚝 농성 중인 파인텍 노동자들이 무기한 단식까지 선언하자 각계 인사들이 이 결정을 철회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그러나 굴뚝 위로 물과 음식을 전달하지 못했다.
7일 스타플렉스(파인텍 모회사)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행동 등에 따르면 굴뚝 농성 중인 파인텍 노동자 홍기탁·박준호 씨는 전날 오후 5시께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제발 단식만은"…파인텍 굴뚝 농성자들 단식 돌입 / 연합뉴스 (Yonhapnews)
2017년 11월12일부터 75m 높이 굴뚝에서 농성하고 있는 이들은 매일 오전·오후 한 차례씩 밧줄을 내려 지상으로부터 음식과 물을 전달받아왔다. 그러나 6일 오후부터는 이 밧줄을 지상으로 내리지 않아 식수 전달도 끊겼다. 농성자들의 체중은 현재 50㎏ 수준으로 알려졌다.
농성자들의 건강 악화를 우려한 '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굴뚝 농성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밧줄을 내려달라고 요구했으나 농성자들은 단식을 계속하겠다고 이를 거부했다.
파인텍 노동자들과 21일째 단식 중인 나승구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는 굴뚝 농성자들과의 전화 통화에서 "밑에서 투쟁을 계속할 테니 위에서는 단식을 풀어달라"며 "도저히 안되겠다면 물이나 소금이라도 올려보내도록 밧줄을 내려달라"고 부탁했으나 뜻을 관철하지 못했다.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도 농성자들과의 통화에서 울먹이며 "지금 두 분의 건강이 너무 안 좋은데 단식까지는 안 하시기를 제발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는 "추가 교섭을 위한 논의를 진행할 테니 단식하지 말고 기다려달라. 우리가 더 잘하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지만 농성자들의 뜻을 돌리지 못했다.
공동행동은 다음 날인 8일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과 의사 등이 함께 굴뚝 위 고공 농성 현장을 방문해 단식을 중단하도록 설득할 방침이다.
파인텍 노동자들과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 등은 지난달 27일부터 4차례에 걸쳐 굴뚝 농성 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지난 3일 열린 4차 교섭 때는 13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 측은 단협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가 자회사 파인텍의 대표이사를 맡을 것, 파인텍이 폐업할 경우 모회사 스타플렉스가 고용을 승계할 것 등을 요구했으나, 회사가 '무리한 요구'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동행동은 "교섭장에서는 김세권 대표가 '파인텍 노동자 5명이 들어오면 회사가 망한다'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며 "반사회적, 반인권적인 김세권 대표를 10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를 고발할 때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에 대해서 검토 중이라고 공동행동은 밝혔다.
공동행동은 또한 파인텍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의 42곳 해외 바이어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현재 노사 상황에 대해 알리고, 김 대표가 굴뚝·단식 농성을 해결하지 않고 13∼15일에 두바이에서 예정된 해외 일정에 간다면 출국 저지 투쟁을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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