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위광고 스캔들' 건강제품 기업 창업자 등 18명 구금

입력 2019-01-07 14:04  

중국, '허위광고 스캔들' 건강제품 기업 창업자 등 18명 구금
취안젠그룹 믿었다가 딸 잃었다는 아버지 "인과응보"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에서 항암 제품의 효과를 허위 광고했다는 의혹으로 큰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거대 헬스케어 기업의 창업자 등 18명이 구금됐다.
인터넷 매체 펑파이는 7일자 톈진일보 보도를 인용해 취안젠(權健)그룹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수이후이 등 18명의 피의자가 당국의 합동조사를 거쳐 법에 따라 이미 형사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취안젠의 허위광고로 이 회사의 건강 제품을 복용하던 4살 아이가 죽음에 이르렀다는 주장이 지난해 말 제기된 후 관계 당국은 이 회사에 대해 조사를 벌여왔다.
암으로 숨진 저우양(周洋)의 아버지 저우얼리(周二力)는 소셜미디어 위챗(웨이신)에 "인과응보"라면서 딸과 다른 피해자의 영혼이 편히 잠들기를 기원했다.
저우얼리는 2013년 암 치료를 받던 4살짜리 딸을 퇴원시켜 취안젠의 약초로 만든 건강 제품을 마시게 했다. 이 제품의 효능을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3개월 뒤에 딸의 암이 전이된 것이 발견돼 항암치료를 재개했다.
저우얼리는 인터넷에서 자신의 딸이 취안젠의 약 덕분에 완치됐다는 광고가 나온 것을 보고서야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취안젠이 허위광고를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5년 4월 패소했고 그의 딸은 같은 해 12월 사망했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에서는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들끓었고 톈진시 공안 기관 등은 취안젠의 허위 마케팅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타오바오와 징둥(JD닷컴) 등 주요 온라인몰도 취안젠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저우얼리는 취안젠을 상대로 소송을 계속할 것이라고 펑파이에 밝혔다.
그는 "내 딸에게 공정한 판결문을 바치고 싶다. 그것으로라도 딸이 무지하고 어리석은 아버지를 용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건강 제품을 의약품으로 허위광고하는 일이 흔하다고 말한다. 건강 제품은 고객을 끌기 위해 주로 전통 중의약품으로 광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4년 설립된 취안젠은 연간 매출이 100억 위안(약 1조6천억원)을 넘는다. 600여개의 병원이 있으며 전통 중의학의 치료요법인 불 치료(火療)를 하는 가맹점이 7천여개 있다.
취안젠의 불 치료를 받다가 화상을 입거나 숨진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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