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서 만들어 중화권에 공급…운송비·무역전쟁 타격 경감
"상하이 역대 최대 해외투자"…中, 무역전쟁 속 美 투자 적극 환영
[로이터제공]
(서울·상하이=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차대운 특파원 =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가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을 공략하기 위한 첫 삽을 떴다.
상하이시 정부는 7일 "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자 제조업 투자 프로젝트인 테슬라 기가팩토리(테슬라의 전기차·부품 공장)의 착공식이 린강(臨港) 산업구에서 열렸다"고 밝혔다.
상하이시에 따르면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1단계 완공 후 연간 25만대의 모델3 등 전기차를 생산하게 된다.
공장이 모두 완공되면 연간 생산 능력이 50만대에 이르게 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늘 상하이 '기가팩토리'(테슬라의 전기차·부품 공장) 착공식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올여름에 초기 공사를 마무리하고 연말에 모델3 생산을 시작해 내년에는 양산에 도달할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제작하는 모델3와 모델Y는 중화권에서 팔릴 것이라는 설명도 보탰다.
테슬라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 눈독을 들이며 무역 전쟁으로 인한 관세를 피할 대책을 연구해왔다.
논의 끝에 중국에 생산시설을 설립하기로 결정, 작년 10월 상하이 외곽에 1억4천만 달러(약 1천600억 원)를 주고 공장용지를 매입했다.
상하이 공장의 설립 비용을 두고 로이터 통신은 20억 달러(약 2조2천400억원), 블룸버그 통신은 50억 달러(약 5조6천억 원)가 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면 고율 관세를 피하고, 태평양을 건너 차량을 운반하는 배송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무역 전쟁을 치르는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40% 관세를 부과했으나 지난달 휴전 합의의 하나로 협상 시한인 3월 1일까지 일단 세율을 15%로 낮췄다.
테슬라는 작년 10월 2일 보고서를 통해 고율관세와 운송비 때문에 경쟁자들보다 비용이 55∼60% 더 드는 데다가 중국 현지 제조업체와 같은 현금 지원 혜택에도 접근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브랜드 선호도가 높지만 '니오'와 같은 현지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로이터는 "테슬라가 세계최대의 자동차 시장에서 관세로 인한 매출 부진,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 격화에 직면해 존재감을 떠받치려고 중대한 승부수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미국 내에서도 판매실적이 부진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머스크는 미국의 주요 생산시설을 대거 중국으로 이전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모델3, 모델Y의 저가모델을 만들 것"이라며 "모델S, 모델X와 더 비싼 버전의 모델 3, 모델 Y는 여전히 미국에서 만들어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 판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CNBC방송은 중국 지방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상하이 공장이 올해 하반기에 부분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내다봤다.
머스크는 이날 착공식 참석을 위해 중국 상하이를 방문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테슬라 대변인은 AF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착공식이 끝날 때까지 머스크의 참석 여부를 비롯한 구체적 사안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무역전쟁으로 고전 중인 중국은 미국을 대표하는 첨단 기업인 테슬라의 대규모 투자를 크게 환영하며 국내외에 대대적으로 선전하려는 모습이다.
애플이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도에 최신형 아이폰 생산 공장을 짓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중국 내의 외자·중국 기업들이 생산 기지를 동남아시아 국가 등 '안전지대'로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터여서 중국은 테슬라의 대형 투자를 특히 반기는 상황이다.
중국이 외자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 완화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는 중국에 투자한 외국 자동차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현지 법인의 100%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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