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일본 히로시마시(市) 평화공원에 있는 원폭자료관(평화기념자료관)이 오는 4월 새로 단장한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7일 NHK 보도에 따르면 히로시마시 당국은 개보수 공사 중인 원폭자료관 본관을 일본의 황금연휴 시작 이틀 전인 올 4월 25일 재개장하기로 했다.
원폭 투하 당시 참상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던 본관은 시설 노후화로 재작년 4월 문을 닫고 개보수 공사에 들어갔다. 지금은 원폭 투하까지의 히로시마 역사와 투하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주로 소개하는 동관(東館)만 운영되고 있다.
히로시마시 당국은 애초 올 7월 재개관을 목표로 본관 리뉴얼 공사를 추진했으나 토요일인 4월 27일부터 일본 역사상 최장인 10일 연휴가 시작되는 점을 고려해 더 많은 관람객이 찾을 수 있도록 개관일을 앞당기기로 했다.
히로시마 원폭자료관은 2017년 9월 기준 내방객이 7천만 명을 넘을 정도로 아픈 역사를 돌아보는 '다크 투어리즘'의 명소가 됐다.
저명인사 가운데는 1981년 요한 바오로 2세 당시 로마가톨릭 교황, 1984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테레사 수녀, 1995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14세가 방문했다.
새롭게 단장된 본관은 2가지 주제로 전시공간이 운영될 예정이다.
하나는 옛 일본제국이 일으킨 태평양전쟁 말기에 미국의 원자폭탄 공격을 받은 '8월 6일의 히로시마'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이 주제의 공간에는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이 떨어지면서 발생한 강한 열 폭풍으로 휘어진 철근, 굴뚝 등의 잔해와 순식간에 목숨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입었던 눌은 옷가지 등이 전시된다.
'피폭자'라는 주제의 다른 전시관에는 원폭으로 숨진 사람들의 사진과 유족의 편지, 도시락통 같은 유품이 진열된다.
교도통신은 재개관하는 본관의 전시내용이 새로워질 것이라며 이전보다 인적 피해에 더 초점을 맞춘 전시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히로시마시 당국은 전문가 회의를 거쳐 일본인 외에 한국인과 미군 포로의 피해 사실을 소개하는 코너도 마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태평양전쟁을 끝내기 위해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 상공에서 터뜨린 최초의 핵무기 '리틀 보이'는 초기 폭발로만 7만 명가량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은 그로부터 사흘 뒤 나가사키에도 2번째 원폭을 투하해 그해 8월 15일 일본제국의 무조건 항복을 끌어냈다.
당시 강제징용 등으로 히로시마에는 5만명, 나가사키에는 2만명가량의 조선인이 거주했는데 그중 4만명 정도가 사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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