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딜'은 안된다"…英 의원 200여명 메이 총리에 서한
화물운송업계 '노 딜' 대비 예행연습…BBC "합의안 투표 15일 개최"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에 대한 영국 의회의 승인투표(meaningful vote)가 오는 15일(현지시간) 실시된다.
공영 BBC 방송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 날짜가 확정됐다고 7일 보도했다.
앞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달 승인투표가 반드시 열릴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14∼15일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승인투표는 당초 지난달 11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합의안 부결이 확실시되자 메이 총리는 이를 이달 셋째 주로 연기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리버풀에서 국민보건서비스(NHS) 10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브렉시트 합의안과 관련해 EU로부터 추가 확약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앞서 영국과 EU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안전장치'(backstop) 방안을 브렉시트 합의안에 담았다.
그러나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안전장치'가 일단 가동되면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어 EU 관세동맹에 계속 잔류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메이 총리는 최근 EU 회원국 정상들과 이에 대해 논의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전장치'와 관련한 의회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EU로부터 추가적인 확약을 받아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메이는 승인투표를 앞두고 향후 며칠 동안 EU와는 별개로 영국 정부가 대내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북아일랜드 관련 우려사항에 대한 조치와 함께 EU와의 미래관계 협상 과정에서 의회에 더 큰 역할을 맡기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합의안 의회 통과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결별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원의원 200명 이상이 메이 총리에게 일자리를 잃게 할 수 있는 '노 딜'만은 배제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보수당의 캐럴라인 스펠맨 의원과 노동당의 잭 드로미 의원이 이번 서한 발송을 주도했다.
스펠맨 의원은 이번 서한에 209명의 의원이 서명했으며, 브렉시트 지지자는 물론 EU 잔류를 지지하는 의원들도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스펠맨은 "우리는 하나를 위해 뭉쳤다"면서 "합의 없이 EU에서 탈퇴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함으로써 일자리와 생계를 보호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이날 일간 텔레그래프 기고문에서 '노 딜' 옵션이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것이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국민들이 원했던 것에 가장 근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딜'과 관련한 우려나 경고는 "완전히 종말론적이다"(downright apocalyptic)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대형트럭수송협회(Road Haulage Association)와 화물수송협회(Freight Transport Association)는 '노 딜'상황에 대비, 이날 오전 맨스턴 공항에서 도버 항에 이르는 20 마일(약 32km) 구간에서 80여대의 대형트럭을 동시에 운행하는 실험을 했다.
현재 프랑스 칼레와 영국 도버 및 포크스턴 항구가 영국과 EU 간 주요 해상 운송로로 활용되고 있다.
매일 1만6천대의 화물트럭이 수송선으로 도버와 칼레 사이를 오가고 있다.
EU 회원국으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양측 간 별다른 통관 절차가 없지만,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새로운 통관 절차를 거쳐야 해 각종 화물 운송의 지연이 예상된다.
대형트럭수송협회 관계자는 "이같은 실질적인 실험이 지금이 아니라 이미 9개월 전에 시행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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