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상태 안정적"…영하 20도 전후 혹한서 30시간 이상 매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달 말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첼랴빈스크주(州)의 마그니토고르스크에서 발생한 아파트 붕괴사고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10개월 아이가 의식을 되찾고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베로니카 스크보르초바 러시아 보건부 장관은 러시아 성탄절인 이날 기자들에게 사고 이후 구조된 아기 '바냐'의 상태를 설명하며 이같이 전했다.
스크보르초바는 "아이의 상태가 아주 좋아졌다. 이틀 동안 스스로 호흡하고 (외부 자극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엄마와도 소통하고 있다"면서 "이제 아이는 살아났고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냐가 입원해 있는 모스크바의 응급 아동 전문병원 측도 "(입원 당시) 아이가 스스로 숨을 쉴 수도 없고 먹지도 못하는 등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이제 주변 사람들에게 반응을 보이고 침을 삼키고 있으며 인공호흡기도 뗐다"고 소개했다.
병원 측은 "아이 상태 호전은 부모와 우리 모두에게 온 성탄절 선물"이라면서 그러나 아직 많은 문제가 남아있으며 특히 심각한 동상을 입은 발 치료 등에 몇 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바냐는 아파트 붕괴사고 이틀째인 지난 1일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구조대에 의해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섭씨 영하 27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에 30시간 이상 건물 잔해에 매몰돼 있다가 구조됐다.
구조 직후 두개골 손상, 팔다리 골절 및 동상, 콩팥 기능 손상 등의 진단을 받은 바냐는 구조 당일 저녁 항공기로 모스크바의 아동 전문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아왔다.
35시간만의 기적…러시아 붕괴 아파트서 11개월 아이 구조/ 연합뉴스 (Yonhapnews)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오전 6시께 마그니토고르스크의 한 아파트에서 건물 일부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모두 12개 출입구로 이루어진 전체 아파트 건물 가운데 일곱 번째 출입구에 딸린 주택들이 위에서 아래로 통째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아파트 주민 39명이 건물 잔해에 깔려 숨졌다.
구조 당국은 나흘 간의 잔해 해체 작업을 통해 바냐를 포함해 6명을 구조했으며 그 가운데 5명은 여전히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현지에선 4일부터 7일까지 모든 사망자의 장례식이 치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붕괴 사고 원인으론 도시가스 폭발이 유력한 것으로 잠정 파악된 가운데 수사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에 매달리고 있다.
러시아에선 옛 소련 시절에 지어진 낡은 아파트에 공급되는 노후한 가스시설에 문제가 생겨 자주 폭발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러 아파트 붕괴 사망자 39명으로 늘어…"수색작업 종료"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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