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前대법관, 마두로 재임 앞두고 미국행…"정권 인정 못해"

입력 2019-01-08 02:27  

베네수 前대법관, 마두로 재임 앞두고 미국행…"정권 인정 못해"
세르파 "마두로 재임 자격 없어"…대법원 "성추행 수사받자 도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의 전 대법관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재임에 항의하려고 미국으로 피신했다고 AP·dpa 통신 등 외신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선거 분야를 담당했던 크리스티안 세르파 전 대법관은 전날 미국 마이애미에 있는 방송사 EVTV와 인터뷰에서 "내가 마두로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2015년에 나를 포함해 여당 인사들이 대법관으로 임명된 후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마두로 추종자 무리의 부속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주에 대법원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는 마두로는 두 번째 기회를 누릴 자격이 없다"며 "작년에 치러진 대선이 자유롭지 않은 만큼 나는 마두로의 통치를 합법화하는 역할을 하기 원치 않아 결별하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세르파 전 대법관이 함께 일하는 사무실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자 국외로 도망쳤다고 전날 밝혔다.
대법원은 작년 11월부터 성추행 수사에 착수했지만 세르파의 망명 보도가 나오자 이런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르파는 집권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 출신으로 2015년 야권이 국회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기 직전 대법관에 임명됐다.
그는 캐나다가 마두로 정권에 압박을 가하려고 부과한 금융 제재 대상 명단에 포함될 정도로 정권에 충성을 다해온 인물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친정부 성향의 제헌의회 요청에 따라 지난해 5월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68%를 득표해 재선에 성공, 오는 10일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한다.
대선 당시 일부 야당 후보가 출마해 마두로 대통령과 경합을 벌였지만 주요 야당은 유력 후보들이 가택연금, 수감 등으로 출마할 수 없다는 이유로 선거에 불참했다.
대선 이후 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미주 14개국으로 구성된 리마그룹은 대선이 불공정하게 치러졌다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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