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원 넘게 들인 서귀포 관광미항 1년8개월 '개점휴업'

입력 2019-01-08 11:17   수정 2019-01-08 11:30

600억원 넘게 들인 서귀포 관광미항 1년8개월 '개점휴업'
中금한령에 크루즈 관광객 못 받아…작년 6개월간 시설 유지비만 2억3천만원

(서귀포=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600억원 이상을 들여 조성한 제주 서귀포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하 서귀포 관광미항)이 찾는 손님이 없어 장기간 개점휴업 상태다.
8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서귀포 관광미항 크루즈 터미널이 완공된 이후 1년 8개월간 크루즈 관광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서귀포 관광미항이 개점휴업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2017년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으로 중국 정부가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의 한국 관광을 막은 '금한령' 조처의 영향이 크다.
도는 2017년 2월 서귀포 관광미항 방파제 시설을 완공한 이후 그해 7월 1일부터 같은 해 말까지 166척의 크루즈선 손님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금한령으로 중국 크루즈관광 여행사가 유커의 제주 방문을 모두 취소했다.
크루즈선의 서귀포 관광미항 방문은 2017년 9월 28일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라인 선사 '퀸텀 오브 더 시즈'(Quantum of the seas)호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 크루즈선도 관광객들을 내리지 않고 화장지·비누 등 선용품만 싣는 '테크니컬 콜'(Technical Call) 형태로 정박했다.
도 관계자는 "사드 배치 갈등으로 유커의 제주 방문이 끊기면서 그 여파로 유커를 태운 크루즈선이 오지 않고 있다"면서 "일본과 대만 등 다른 국가의 크루즈 관광객들을 유치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해군 제주기지를 조성하면서 계류시설 등 방파제를 민·군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안으로 서귀포 관광미항을 2017년 2월 조성했다.
방파제에는 15만t급 이상의 초대형 크루즈선 2척이 동시 접안이 가능하다.
도는 또 600억원을 들여 크루즈 터미널(연면적 1만1천161㎡)과 항구 게이트를 연결하는 무빙워크 등을 지난해 5월 완공했다.
크루즈 터미널 주변에는 주민편익시설(1천327㎡)로 회센터, 상점, 어린이공부방, 청소년공부방 등을 마련했다.
도는 찾는 손님은 없으나 터미널 시설 관리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연말까지 6개월간 2억3천여만원의 시설 유지비를 쏟아부었다.

ko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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