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 연구팀이 얼굴 사진을 분석해 희귀 유전질환을 높은 정확도로 진단하는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
미국의 정밀의학·유전 분야 인공지능 개발업체 FDNA의 야론 구로비치 최고기술책임자(CTO) 연구팀은 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서 자체 개발한 안면 분석 인공지능 '딥게슈탈트'(DeepGestalt)가 사진으로 희귀 유전질환을 90% 이상 정확도로 진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얼굴의 특징이나 표정에는 다양한 유전적 증후군 징후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이들 질환을 진단하는 데 활용된다. 그러나 유전질환의 종류가 많아 이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인공지능을 활용해 유전 증후군을 진단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지금까지 연구들은 대부분 학습 데이터양이 너무 적고 극히 일부 증후군만 인식하는 등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딥러닝(심층학습) 알고리즘을 가진 딥게슈탈트에 200여 가지 유전 증후군을 앓는 환자들의 얼굴 사진 1만7천여장을 학습시켰다. 그런 다음 사진 502장을 제시하고 이들이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후보 유전질환명을 10개, 5개, 1개 제시하도록 했다.
그 결과 딥게슈탈트의 유전질환 진단정확도는 후보 질환을 10개 제시할 때는 90.6%, 5개 제시 때는 85.4%, 1개 제시 때는 61.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 임상의와 비교하는 일부 실험에서는 진단정확도가 사람을 앞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실험이고 다른 진단 방법이나 전문가와 직접 비교하지는 않았지만 AI가 실제 임상에서 희귀 유전 증후군을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개인의 얼굴 사진은 민감하면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라며 이 기술이 차별 목적으로 오용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켈 겔만 FDNA 최고경영자는 "AI는 맞춤치료를 실현하는 원동력이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법과 함께 정밀의료에서 표준 프로토콜이 될 것"이라며 "임상기록과 의료영상, 동영상, 음성 등을 사용해 질환을 진단하는 AI를 계속 개발할 것"이라 말했다.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