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용돈·세뱃돈 스마트폰 앱으로 '캐시리스' 증가

입력 2019-01-08 11:45  

日, 용돈·세뱃돈 스마트폰 앱으로 '캐시리스' 증가
사용처 확인 가능하고 편리, '금전감각 훈련 미흡'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용돈과 세뱃돈을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주는 사례가 일본에서 늘고 있다. 현금 선호가 높은 일본에서 의외의 분야에서 '캐시리스화'가 앞서 가는 모양새다. 보호자가 자녀의 용돈과 세뱃돈 사용처를 확인할 수 있는게 확산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아이가 금전감각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거나 해킹 등의 예상치 못한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에 세뱃돈 넣었다. 함부로 써서는 안된다."
효고(兵庫)현 산다(三田)시에 사는 한 주부(29)는 올해 설에 초등학교 1학년인 큰딸(8)에게 '라인페이'를 이용해 세뱃돈 2천 엔(약 2만 원)을 주었다. 입학을 계기로 스마트폰을 사주고 매월 500 엔(약 5천 원)인 용돈도 스마트폰으로 보내 준다. 라인페이는 무료통화 앱인 '라인' 이용자용 무료 송금서비스다. 편의점이나 은행에서 충전하면 이용자끼리 송금하거나 가게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자녀가 동의하면 앱에서 사용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주부는 "너무 많이 쓰면 야단을 친다"고 한다. 딸도 "스마트폰을 보여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간단하고 편리하다"고 말했다.
캐시리스 결제에는 ▲라인페이 등의 스마트폰 앱 ▲철도회사나 라쿠텐(樂天)그룹의 '라쿠텐Edy' 등 프리페이드형 전자화폐 ▲신용카드 등 3가지가 주로 이용된다. 스마트폰 앱과 전자화폐는 연령제한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일본 국내의 전자화폐 결제액은 2017년 5조1천994억 엔(약 51조9천994억 원)으로 2012년(2조4천671억 엔)의 배로 늘었다.
시스템 개발회사인 '이 러닝연구소'가 작년에 20-50대 보호자 2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38%가 "자녀가 현금 이외의 전자화폐 등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2년전부터 라인페이를 이용하고 있는 오사카(大阪)시 니시요도가와(西淀川)구에 사는 고등학교 3학년생(17)은 "쓴만큼 포인트가 쌓이는 것도 매력"이라고 말했다
캐시리스 결제가 늘고 있지만 어린이가 이용하는데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투자교실을 열고 있는 '일본파이낸셜 아카데미'에는 보호자가 "전자화폐를 주면 아이가 금방 써 버린다"는 상담이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현금을 만지지 않기 때문에 돈의 증감을 실감하기 어렵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앱은 대부분 메일주소나 패스워드를 설정해야 하는데 정보가 유출돼 부당하게 악용될 우려도 있다.
소비자 문제에 밝은 오야부 지노(大藪千?) 기후(岐阜)대학 교수는 7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현금에 익숙하지 않은 채 캐시리스 결제를 하다보면 깊이 생각하지 않고 값비싼 물건을 구매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용돈기록부를 쓰게 하는 등 아날로그방식으로 돈의 가치를 실감하게 하는 등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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