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보호구역서도 쫓겨 다니는 천연기념물 큰고니

입력 2019-01-08 14:43  

낙동강 보호구역서도 쫓겨 다니는 천연기념물 큰고니
월동하는 큰고니 서식 방해하는 레저 보트
"보호구역서 철새 서식 위협은 단속 대상"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철새도래지로 문화재 보호구역인 부산 낙동강 하구에서 천연기념물 큰고니 떼가 레저용 보트에 쫓겨 다니며 보호구역에서조차 마음껏 쉬지 못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8일 환경단체인 사단법인 습지와새들의친구에 따르면 지난 6일 해당 단체 소속 조류조사팀이 낙동강 하구 대저 둔치 동편 수면에서 큰고니 무리를 관찰하고 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인근 삼락생태공원 보트계류장에서 출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레저용 보트 한 대가 큰고니 떼를 향해 질주했고, 큰고니 떼는 급히 날아올라 남쪽으로 몸을 피했다.
큰고니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2급 동물이자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종이다.
낙동강 하구 지역은 매년 겨울 평균 3천 마리 정도의 큰고니와 고니가 찾아오는 우리나라 최대 고니류 월동지이다.
이 일대는 문화재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습지와새들의친구 한 관계자는 "새들이 나는 모습을 즐기기 위한 행동이었으나 큰고니는 양쪽 날개 길이가 220∼240㎝에 이르는 대형조류로 수면을 한참 달려 추진력을 얻어야 날 수 있어 충돌로도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면서 "새들을 쫓은 보트는 보호구역 내를 50분가량 유유히 선회하다 다시 삼락둔치의 보트계류장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겨울철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한정된 상황에서 이렇게 도망가는데 에너지를 써버리게 되면 추위를 견딜 열을 만들 에너지가 모자라 그만큼 치사율도 높아지게 된다"면서 "보호구역에서 철새 서식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는 단속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지역은 평소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500여 마리의 큰고니와 큰기러기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먹이를 구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의 하나로 보호구역 내 생태공원과 레저용 보트계류장이 설치되고, 수변 지역에 산책길이 조성되면서 철새들의 서식 환경이 크게 악화했다.
습지와새들의친구 한 관계자는 "신항만과 을숙도대교 등 각종 개발 사업이 이어지면서 이곳을 찾는 고니류가 최근에는 급감하고 있고, 부산시가 최근 10개 교량과 3개 내수면 마리나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서식지 악화는 더 심해질 수 있다"면서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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