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3일 고공농성에 단식까지…"파인텍 노동자들 몸상태 심각"

입력 2019-01-08 15:12   수정 2019-01-08 17:37

423일 고공농성에 단식까지…"파인텍 노동자들 몸상태 심각"
의료진 굴뚝 위 올라 건강검진…"메마른 나뭇가지처럼 앙상"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75m 높이 굴뚝에서 423일째 농성을 하면서 이틀 전 단식까지 들어간 파인텍 농성자들의 몸 상태가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의료진이 진단했다.
8일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라 홍기탁·박준호 두 노동자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 홍종원씨는 "두 농성자의 몸은 메마른 나뭇가지처럼 앙상한 상태"라며 "밑에서 예상한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423일 고공농성에 단식까지…"파인텍 노동자들 몸상태 심각"/ 연합뉴스 (Yonhapnews)
홍씨는 "농성자들은 혈압과 혈당이 매우 낮은 응급 상태"라며 "저 몸으로 단식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홍씨는 의사길벗 한의사회 오춘상 원장과 함께 농성자들의 건강을 살피러 이날 오전 10시께 굴뚝 위로 올랐다.


굴뚝 위 농성자들은 이틀 전부터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이날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동행해 단식을 만류할 예정이었으나 농성 장기화를 우려한 서울에너지공사 측의 불허로 김 위원장은 굴뚝에 오르지 못했다.
대신 조현철 신부, 이동환 목사 등 종교인이 함께 올라 단식을 중단하도록 설득했다.
그러나 홍기탁 전 지회장은 "우리는 살기 위해 이 굴뚝에 올라왔고, 살기 위해 단식한다"며 강행 의지를 전했다.
다만 의료진과 종교인의 설득으로 효소와 온수, 소금 등 필수품은 받았다.

의료진과 종교인들은 당초 정오께 지상으로 내려올 예정이었으나 굴뚝 위 진료와 상담이 길어지면서 오후 1시 30분이 되어서야 내려왔다.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소속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이행 등을 요구하며 2017년 11월 12일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의 열병합발전소 굴뚝 꼭대기에서 고공농성 중이다. 굴뚝농성은 이날로 423일째다.
지난달 27일부터 이어진 노사 간 4차 교섭에서도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하자 굴뚝 농성 중이던 두 파인텍 노동자들은 6일 오후 5시께부터 단식을 시작했다.
kc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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