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현 지검장 인터뷰…경찰에 과도한 수사권한 부여 가능성에 우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국민이 원하는 검찰개혁의 방향은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할 수 있도록 사법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다"
김우현(51·사법연수원 22기) 인천지검장은 9일 연합뉴스와 신년 인터뷰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 대한민국의 사법 시스템이 후진적인 모습으로 바뀌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검장은 "수사는 국가가 행하는 합법적인 인권침해 절차이기에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가장 우선해야 할 핵심 가치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인권침해를 최소화하고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검찰의 사법통제권은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권한과 책임은 항상 비례해야 하고 권한이 커지면 반드시 분산도 해야 하는 게 진리"라며 검·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과도한 권한이 경찰에 부여되는 것을 우려했다.
그러나 김 지검장은 지난해 발생한 인천 남동공단 화재 사건, 현대글로비스 허위 세금계산서 사건, 중학생 집단폭행 추락사 사건, 폭력조직 주안식구파 수사 사건 등을 언급하며 검찰과 경찰의 협력을 강조했다.
지난해 국제범죄 중점 검찰청으로 지정된 인천지검은 대만 마약조직 필로폰 밀수사건, 300억원대 외화밀반출 조직 사건, 허위난민신청 브로커 사건 등 굵직한 외사범죄도 수사해 성과를 냈다.
김 지검장은 주요 국제범죄는 현재 외사부가 중심이 돼 수사하지만 필요한 경우 특수부도 투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에도 해외 국부유출 범죄, 난민브로커 단속, 국제마약 범죄 등 수사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외국의 수사기관이나 국내 세관 등과도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GM)의 비정규직 불법파견 사건과 관련해서는 신중하게 법리 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인천북부지청은 지난해 9월 한국GM 부평공장 17개 사내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 888명이 불법파견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검찰에 보냈으나 검찰은 보강 수사를 지휘했다.
한국GM 비정규직지회는 검찰이 한국GM 카허 카젬 사장을 신속히 기소해야 한다며 지난달 중순부터 인천지검 청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 지검장은 "수사는 신속하게 진행해야 하는 게 맞지만, 현재 수사 주체는 노동청 특별사법경찰관"이라며 "검찰이 필요한 수사 지휘를 했고 노동청이 수사 지휘한 내용을 얼마나 빨리 이행하느냐에 따라 사건 처리 시점이 달라질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에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다단계 사기, 여성·아동 대상 강력범죄 등 민생범죄 수사에도 집중하고 지역 사회의 고질적인 토착 비리 사건도 관심을 갖고 살피겠다"면서도 "검찰의 특별수사는 꼭 필요한 경우에 한정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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