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공사 "국내기술, 생산성 등 고려…당장 무인자동화는 곤란"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항만공사가 2022년 개장 예정인 부산신항 서측 2-5단계 부두에 일단 반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이 부두는 해양수산부가 완전 무인 자동화 도입 계획을 밝힌 가운데 항운노조가 대량 실직 등을 내세우며 시기상조라고 강하게 반발하는 등 자동화 여부를 둘러싼 논란의 현장이다.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8일 "2-5단계 부두는 일단 무인 자동화 레디(준비 완료) 상태로 상부시설 설계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 사장은 부산항 물동량이 매년 100만개가량 늘어나는 추세에 대응하려면 2-5단계 부두를 예정대로 개장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올해 상반기 중에는 상부시설 방식을 결정하고 설계에 들어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 사장은 언제든지 적절한 시기가 되면 완전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상부시설을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반자동화 시스템도 안벽(배가 접안해 컨테이너를 하역하는 공간)만 빼고 무인 자동화하는 등 기존 반자동화 부두보다 한 단계 진전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남 사장은 무인 자동화 도입 전제조건으로 축적된 국내기술, 2~4년 걸리는 사전 준비 기간, 도입 후 최소 2년의 테스트 기간 등을 제시했다.
이를 따져봤을 때 2022년 개장하는 2-5단계에 무인 자동화를 도입하기는 시기상 적절하지 않으며, 외국 사례로 볼 때 생산성도 무인 자동화는 시간당 10~26개로 반자동화 36개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장치장의 컨테이너 배열 방식은 자동화에 적합한 수직 배열로 정했으며, 기존 수직 배열의 단점을 보완하는 쪽으로 설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항만공사는 2-5단계 부두를 무인 자동화할 때 안벽에서 장치장 사이에 컨테이너를 옮기는 장비로 외국 자동화 항만에서 운영하는 AGV 대신 자율주행차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남 사장은 "AGV는 미리 정해준 경로만 따라 움직이는 수동적인 형태"라며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등을 적용해 스스로 최적의 경로를 찾아가는 자율주행차를 국내기술로 개발해 도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항 2-5단계 부두는 초대형선박 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규모며 하부 토목공사는 이미 끝났다.
상부시설 설계를 거쳐 하역 장비 도입 등을 마치고 2022년 6월에 운영에 들어가기로 돼 있다.
2-5단계와 인접한 2개 선석 규모의 2-6단계 부두는 2025년께 개장 예정이다.
항만공사는 2-6단계 부두는 하부공사부터 완전 무인 자동화를 전제로 설계하기로 했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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