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종량 기자 = 글로벌시대를 맞아 이중언어 구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중국어 교실'과 '베트남어 교실' 등을 잇달아 개설하고 있다.
대구남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053-471-2326)는 오는 16~28일 센터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중국어 교실'을 운영한다.
수업은 7~8세와 9~10세 반으로 나눠 실시되며, 강의는 중국인 출신 다문화가정 어머니가 재능기부 형태로 맡는다.
경북 봉화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054-673-9023)도 지난해 다문화센터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각각 베트남어와 일본어 교실을 연 데 이어 올해도 오는 3월부터 3개월 과정의 베트남어와 일본어 교실을 개설한다.
세종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044-862-9336) 역시 오는 4월부터 초등학생들에게 중국어와 베트남어, 필리핀어, 일본어 등을 가르치는 다문화언어 교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개학하는 오는 3월 수강 신청을 받아 인원 규모에 따라 지역별 또는 학교 중심으로 언어교실을 개설할 계획이다.
최기주 가족관계팀장은 "다문화가정 자녀의 안정적인 정착과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다문화언어 교실 3~5개를 운영할 예정이다"며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엄마의 나라 언어를 가르치면 자연스럽게 양국의 문화와 언어를 습득해 이중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중언어 조기교육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대두됐다.
여성가족부의 2015 다문화가족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절반은 자녀를 모국으로 유학을 보낼 의향(47.1%)이 있으며, 그 이유로 모국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게 하려는 이유(35.6%)를 가장 크게 꼽았다. 특히 응답자의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들이 목표로 삼는 교육 수준도 전문대학 이상(89.7%)이 대부분이었다.
서울교육대학교 다문화교육연구원 원장인 장혜원 교수는 "언어는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필수 도구인데 이러한 도구를 두 개씩 갖춘 다문화 학생들이야말로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다"며 "다문화 학생들이 언어적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각계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다문화언어강사연합회 회장 기다야스꼬씨도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엄마 나라 언어 조기교육은 본인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필요하다"며 "어린이들이 이중언어 수업을 받으면서 양국의 언어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히면 장차 양국의 가교역할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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