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쿠르드 민병대 소탕 내세워 공격 준비해와…시리아군도 진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군이 터키군의 공격 위협을 받고 있는 시리아 북부 도시 만비즈에 대한 순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 군사경찰(헌병)이 터키와 접경한 시리아 북부 알레포주 도시 만비즈에 대한 순찰을 시작했다고 러시아 군 당국이 밝혔다.
러시아 군사경찰 대변인은 "오늘(8일)부터 만비즈와 그 주변 안전지대에 대한 순찰을 시작했다"면서 "해당 지역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고 (현지) 군사 조직들의 배치와 이동 상황을 통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군사경찰은 첫날 알레포주 북부 지역 수십km를 순찰했으며 앞으로 순찰 지역이 수시로 바뀔 것이라고 소개했다.
순찰 과정에서 군사경찰은 주민들로부터 앞서 해당 지역을 점령했던 반군들의 비밀 무기 저장소, 불발 폭탄 등에 대한 신고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유프라테스강 서안(西岸)의 만비즈는 시리아 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에 앞장서온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가 통제하던 지역이나 이달부터 시리아 정부군 수중에 들어갔다.
YPG는 지난 2016년 미군을 등에 업고 터키 남부 국경에서 남쪽으로 약 30㎞ 떨어진 만비즈에서 IS 세력을 몰아내고 이 지역에 주둔해 왔다.
YPG는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을 도와 IS 격퇴전에 앞장서 왔지만, 터키는 이 세력을 자국 내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척결을 공언해 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만비즈의 YPG를 상대로 군사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위협해 왔다.
지난달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발표 후 터키는 시리아 북동부 지역의 쿠르드 근거지 공격을 위해 국경과 시리아 내 전력을 대대적으로 보강하며 군사작전 준비에 박차를 가해 왔다.
이에 다급해진 만비즈의 YPG가 지난달 28일 그동안 반목해온 시리아 정부에 도시를 장악해 달라고 요청했고, 자국 영토에 터키군이 진입하는 것을 막으려는 시리아 정부군이 곧바로 만비즈로 진격해 이 지역 장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국방부는 이달 초 YPG 대원 400여명이 만비즈를 떠나 유프라테스강 동쪽으로 이동했으며 그곳에서 IS 격퇴전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르드는 터키의 만비즈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시리아 정부군에 지원을 주문하는 한편 러시아군이 이 지역 통제에 나서 달라고 요청해 왔다.
이에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해온 러시아군이 안전지대(휴전지대) 관리를 명목으로 만비즈 순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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