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밝혀…美 "사실 아니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자신이 지난달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을 때 미국 측에서 대화하자고 두 차례 요청했다고 7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샴커니 사무총장은 이날 테헤란에서 열린 서아시아 방위·안보 국제회의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지난달 아프간 카불에서 미국인(관리) 2명이 두 차례 나를 찾아와 얘기를 나누자고 요청했다"며 "그러나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국제적인 약속을 수차례 어겼다"며 "그런 믿지 못할 미국과 대화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와 접촉을 시도했다는 미국 측의 신원이나 소속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미 국무부는 로이터통신에 "그(샴커니 사무총장)의 말에 대한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샴커니 사무총장은 지난달 아프간 카불을 방문해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을 모두 만나 양측간 평화협상을 논의했다.
아프간 정부, 미군과 17년에 걸쳐 무력 충돌한 탈레반은 최근 정치적 협상으로 출구를 모색하려고 지난해 말부터 미국과 직접 접촉하고 있다.
이란 역시 이런 탈레반의 변화에 대응해 아프간 평화협상에 관여하려고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던 탈레반과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 대면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의 배후인 알카에다 수뇌부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당시 아프간 정부였던 탈레반을 축출하고 친미 정부를 세웠다.
아프간의 인접국인 이란은 당시 미국의 탈레반 정권 붕괴에 협조했다.
이란은 지난해 8월에도 미국의 대화 제의를 일방적으로 주장했다. 마무드 바에지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은 "2017년 유엔총회 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 대통령에게 8차례나 만나자고 요청했지만 수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적대 관계인 미국과 이란 정부는 2015년 7월 타결된 이란 핵협상 이외에 공식적으로는 단독으로 만난 적이 없다.
다만 2013년 유엔총회에 참석하려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뉴욕을 방문했을 때 당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국교 단절 이후 33년 만에 처음 전화 통화해 핵협상 개시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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