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무학·자유시장서 지난 5일 연쇄 화재…시민들 조기 대처 효과
(충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전통시장에서 방화범이 낸 10여 차례 화재를 시민들이 조기에 잘 대처해 인명피해를 막고 재산피해도 줄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일 충주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0시 4분께 충주시 봉방동 무학시장의 한 상점 아래쪽에서 연기가 조금씩 피어오르는 것을 김선자(68·여)씨가 발견했다.
김씨는 조심스럽게 안쪽을 살펴보다가 갑자기 불꽃이 벌겋게 타오르자 화들짝 놀랐다.
그는 불타고 있는 박스 상자를 곧바로 밖으로 꺼내 황급히 불을 껐다.
이어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알려 도움을 요청했다.
김병철 무학시장 상인회 관리자는 "김 할머니가 밤늦게까지 야채를 다듬고 퇴근하다가 우연히 화재를 발견했다"면서 "불이 난 상점 주변에는 스티로폼과 상자 등이 많이 쌓여 있어 김 할머니가 발견하지 못했다면 대형 화재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무학시장에서 300m 떨어진 성내충인동 자유시장의 한 상점에서도 불이 났다.
불기둥은 이웃 상점을 금방이라도 집어삼킬 듯한 기세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화재를 발견한 시장상인 안병삼(57)씨는 주변에 있는 소화기를 들고 곧장 상점 안으로 뛰어 들어가 신속히 진압했다.
[무학시장 상인회 제공]
소방서와 경찰 조사결과 화재 원인은 실직을 비관한 최모(55)씨의 방화로 확인됐다.
최씨는 이날 오전 0시 38분부터 2시간 20여분 동안 충주시 무학시장과 문화동, 봉방동, 성서동 일원을 돌며 18차례에 걸쳐 불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최씨를 방화 혐의로 구속했다.
화재 건수가 많은데도 대형 화재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김씨와 안씨를 비롯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초기 대처 덕분이었다.
충주소방서 관계자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없었다면 대형 화재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화재로 발생한 재산피해는 1천400여만원(소방서추산)에 그쳤다.
시민들의 기민한 대처 덕분에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었다.
무학시장 상인회 관리자 김씨는 "우리 시장에는 거리 곳곳에 소화기가 깔려 있고 시장 상인들끼리 정기적으로 화재 진화 훈련을 하고 있다"며 "평소에 충실히 한 훈련이 위기상황에 빛을 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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