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군부에 의해 축출돼 2017년부터 영국 등서 '해외 도피' 중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에서 올 초 민정 이양을 위한 총선 실시가 예정된 가운데 군부 쿠데타에 의해 축출된 뒤 해외 도피 중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가 중국의 한 항만업체 대표로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태국 온라인 매체인 카오솟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일보는 온라인판 보도를 통해 잉락 전 총리가 중국 남부 광둥성 산터우 국제 컨테이너터미널(SICT) 대표로 임명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 회사의 법률 대표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뉴스는 잉락 전 총리와 그의 오빠이자 역시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뒤 자발적 망명길에 올랐던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산터우 지역에서 목격된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태국 첫 여성 총리였던 잉락은 재임 중이던 2011∼2014년 쌀 고가수매 정책을 펴, 탁신 일가의 정치적 기반인 북동부(이산) 지역 농민과 저소득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군부는 잉락을 쌀 수매 관련 부정부패 혐의로 탄핵해 5년간 정치 활동을 금지했고, 검찰은 재정손실 유발 및 부정부패를 묵인한 혐의로 그를 법정에 세웠다.
대법원은 민사소송에서 2016년 10월 잉락에게 무려 350억 바트(약 1조1천800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또 법원은 별도로 쌀 수매와 수매한 쌀의 판매 과정에서 벌어진 부정부패를 방치한 혐의(직무유기)에 대한 형사재판도 진행했다.
일련의 재판이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해온 잉락은 2017년 8월 25일 실형이 예상되는 선고공판을 앞두고 자취를 감췄고, 대법원 형사부는 같은 해 9월 궐석재판을 열어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유죄를 확정하고 5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는 이후 영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해 10년짜리 비자를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군부 쿠데타 이후 자발적 망명길에 오른 오빠 탁신 전 총리와 함께 중국, 일본, 홍콩 등지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이들 남매는 수년간의 '자진 망명'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레드셔츠' 지지자들 사이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