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영산고 입학 예정자 단체 학원 수업받다가 중단 '촌극'

입력 2019-01-09 16:40   수정 2019-01-09 20:24

나주 영산고 입학 예정자 단체 학원 수업받다가 중단 '촌극'


(나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남 나주 영산고에 입학할 학생들이 단체로 '사교육'을 받다가 중단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규정을 위반한 선행학습이라는 의심의 시선이 쏠리자 교육 당국은 '재능기부'라며 서둘러 해명에 나섰다.
9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영산고 입학 예정자 25명은 지난 7일부터 광주 유명 학원에서 영어와 수학 수업을 들었다.
이 학원은 영산중·고 학교법인인 홍인학원의 한 이사가 운영하는 곳이다.
전체 90명 입학 예정자 중 수요 조사를 거쳐 희망 학생에게 학원 소유 버스 편까지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법 선행학습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재단 이사가 예비 신입생을 대상으로 영리를 취하려 했다는 비난까지 나왔다.
그러나 전남도교육청은 학생들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고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에서 금지한 선행학습이 아닌 중학교 과정을 다시 정리하는 수준의 수업으로 판단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재단 이사가 선의로 학생들에게 수업 기회를 제공한 일종의 재능기부로 보인다"며 "다만 선행학습으로 변질 우려 등 논란의 소지가 있어 중단을 권고했고 학교 측에서도 학부모들에게 수업 중단 사실을 통지했다"고 말했다.
법인 이사는 희망자에게는 무료로 수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해당 이사는 "영산고를 인수한 이사장이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의욕을 보이고 시골 학교 학생들은 학원에 보내기 어려우니 학원 교사를 방과후 학교로 초빙하자는 제안도 했다"며 "구성원으로서 십시일반 학교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에 학생들이 지도받게 했다"고 말했다.
홍인학원은 한상원 다스코 대표이사가 영산중·고를 인수해 설립했다.
한 대표이사는 지난해 11월 홍인학원 이사장 취임 당시 영국의 이튼 스쿨을 모델로 한 명문 학교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angwon7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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