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외교장관, 하원에 보낸 서한서 밝혀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이란 정보기관이 네덜란드에서 지난 2015년과 2017년 발생한 두 명의 이란 반체제 인사 암살사건의 배후인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네덜란드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9일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를 비롯한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스테프 블로크 외교장관과 카이시아 올롱흐렌 내무장관은 지난 8일 네덜란드 하원에 보낸 서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두 장관은 서한에서 네덜란드 정보기관인 AIVD는 지난 2015년 알미르에서 발생한 모하마드 사마디 살해사건과 지난 2017년 헤이그에서 발생한 아흐마드 니씨 살해사건에 이란이 개입돼 있다는 강력한 단서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8일 덴마크와 프랑스에서 작년에 잇따라 적발된 유럽 망명 이란 반체제 인사들을 겨냥한 테러음모에 이란 정보기관이 개입된 것과 관련, 이란 정보기관과 이란 국민 2명에 제재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제재 대상에 오른 사람과 기관에 대해선 EU내 자산이 동결되고, EU 역내로의 여행이 금지된다.
한편, 살해된 두 명의 이란계 네덜란드인은 이란체제에 반대해왔던 인사들이라고 NOS는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모하마드 사마디는 이란에서 '이슬람공화국당' 본부를 폭탄공격한 혐의로 이란에서 사형을 선고받았고, 아흐마디 니씨는 이란 서부 지역의 독립을 위해 싸우는 '아랍투쟁운동'을 설립했다.
네덜란드 당국은 두 명 암살사건에 대해 여전히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 당국은 아직 두 사건에 이란의 배후를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두 장관에 따르면 이란정보기관이 외국에 거주하는 반체제인사 암살에 개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두 장관은 서한에서 "형법체계에서 정보에 대해 평가하는 것과 정보기관에서 정보를 평가하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작년 6월에 두 명의 이란 외교관을 추방했지만 당시 구체적인 추방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서한에서 이란 외교관 추방이 이란의 암살사건 배후 의혹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두 장관은 "그것(이란 외교관 추방)은 네덜란드 정부가 이러한 심각한 범죄의 배후에 이란 정부가 있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명확한 신호"라고 말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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