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벤투호 3대 과제 '밀집수비 뚫기·세트피스 완성·경고 조심'

입력 2019-01-10 06:11  

[아시안컵] 벤투호 3대 과제 '밀집수비 뚫기·세트피스 완성·경고 조심'
키르기스스탄전 앞두고 '득점력 높이기 박차'



(아부다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직접 프리킥 연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감이 좋았는데 첫 경기라 힘이 들어간 거 같네요."(정우영), "세트 피스 상황에서 득점에 신경을 쓰겠습니다."(김민재)
벤투호가 7일(한국시간) 필리핀과 펼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미 예상했던 필리핀의 밀집수비를 제대로 뚫지 못해 고전했고, 기대를 모았던 세트피스의 위력은 드러나지 않았다.
여기에 이용, 김진수(이상 전북), 정우영(알사드)이 상대의 역습 과정을 막다가 옐로카드를 잇달아 받으며 '경고 관리'도 발등의 불이 됐다.
결국 대표팀은 필리핀을 1-0으로 물리치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지만 기쁨보다 숙제가 더 남은 느낌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시간으로 12일 오전 1시 아랍에미리트 알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에 나서는 벤투호는 필리핀전에서 드러난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이 생겼다.
1차전에서 중국에 2-1로 패한 키르기스스탄은 '난적' 한국을 상대로 반드시 승점을 확보하는 게 당면 과제다.
키르기스스탄은 한국과 최소 비기기만 해도 '약체' 필리핀을 최종전에서 꺾으면 조 3위에게 주어지는 16강 진출의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키르기스스탄은 C조 최강자로 손꼽히는 한국을 상대로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가동할 게 분명하다.
키르기스스탄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도 한국을 만나 5-4-1 전술로 수비벽을 높이 쌓았다.
최전방 공격수를 뺀 나머지 선수들이 페널티지역 부근에서 '2열 수비벽'을 치고 한국에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당시 '김학범호' 역시 공간 창출에 애를 먹으면서 코너킥 상황에서 터진 와일드카드 손흥민(토트넘)의 발리슛 결승포로 1-0 신승을 따냈다.


벤투호 역시 필리핀전에서 밀집수비 공략에 애를 먹었다. 좁은 공간에서 패스의 세밀함이 떨어지면서 침투 패스는 필리핀 수비진의 발끝에 번번이 걸리고 말았다.
밀집수비 뚫기 해법은 측면 크로스에 의한 공중전과 공격진의 유기적인 움직임과 패스로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지상전으로 나뉜다.
후자를 선택한 벤투호는 이청용(보훔)→황희찬(함부르크)→황의조(감바 오사카)로 이어지는 3번의 패스로 골을 넣었다.
벤투호는 키르기스스탄전도 골키퍼부터 시작하는 빌드업을 통해 차근차근 상대 수비를 벗겨내는 방법을 쓸 작정이다.
더불어 위험지역 부근에서 따내는 세트피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밀집수비 뚫기의 또 다른 해법이다.
필리핀전에서 정우영과 이재성이 페널티지역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직접 슛으로 시도했지만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키르기스스탄전에 '전문키커' 기성용(뉴캐슬)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는 부담을 떠안은 상황에서 프리킥이 좋은 선수들의 한방이 터져 나와야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때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코너킥 상황에서 떠진 손흥민의 결승골 장면이 벤투호가 이번 2차전에서 재현해야 할 정답이다.


여기에 일방적인 공격을 펼치다 패스가 끊겼을 때 빠르게 전개될 키르기스스탄의 역습을 경고 없이 막아내는 것도 벤투호의 과제다.
자칫 이용, 김진수, 정우영 가운데 한 명이 키르기스스탄전에서 옐로카드를 추가하면 경고누적으로 중국전에 못 나선다.
기성용(햄스트링 부상)과 이재성(엄지발가락 부상)이 다쳤고, 14일 합류하는 손흥민도 피로 누적으로 중국전 출전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경고누적 선수까지 나오면 벤투 감독은 중국전 선수 운용에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horn9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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