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허구를 통해 열어가는 새로운 우주…'새드엔딩에 안녕을'

입력 2019-01-10 11:30  

거짓·허구를 통해 열어가는 새로운 우주…'새드엔딩에 안녕을'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소아마비로 외톨이였던 '나'는 교회 친구 '에스더'에게 옛 동화를 해피 엔딩으로 다시 쓴 이야기들을 보여주며 친해진다.
에스더 덕분에 다른 친구들도 생기고 나는 에스더에게 고마움과 동시에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우연히 에스더 집안 비밀을 알게 된 나는 어느 날 슬픔을 겪은 에스더에게 해피 엔딩을 만들어주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써 내려 간다.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조현 작가가 7년 만에 선보인 소설집 '새드엔딩에 안녕을'(폭스코너)은 무한한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거짓말 혹은 허구를 통해 삶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여러 이야기는 작가의 세계관 혹은 우주관을 흥미롭게 담는다.
이야기 자체의 서사도 흥미진진해 미스터리와 SF, 민담, 연애담 등 여러 장르 종합선물세트 같은 다양한 재미도 만끽한다.
'화성의 물고기를 낚는 경쾌한 낚시법'에서 밤바다 낚시를 나선 두 남성은 서로의 존재를 알면서도 숨긴 채 과거 어떤 사건에 관해 이야기하고, '수국의 계절'에서는 두 남녀의 서로를 배려한 사랑의 거짓말과 그 거짓말을 재해석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선택'에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허구의 공간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현실감각을 다잡을지 고민하고, '어셔비츠 훌라후야 빙드레브쵸'에서는 어릴 적 동화를 보며 되뇌었을 법한 마법의 주문을 통해 현실의 어려움을 잠시 잊는다.
이처럼 조 작가 소설 속에서 거짓말과 허구는 누군가를 속여 슬프거나 아프게 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삶과 가능성을 확장해 새로운 우주로 가는 열쇠가 된다.
마치 허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 현실 속에서 새로운 우주를 열어주는 것처럼 말이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 "소설은 생의 확장이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소설은 가능성의 세계를 현실로 바꿀 수 있다"고 적었다.
또 "수많은 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아이덴티티의 외연을 무한에 가깝게 확장할 수 있다"며 "자연에 대한 물리학의 모든 탐구가 인간에게 의미가 있다면 소설이 상상하는 모든 삶 역시 그러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bookman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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