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어린이 섬 밖 초등학교로…휴교 장기화 우려
(서귀포=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국토 최남단 학교인 제주 마라분교 휴교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11일 가파초등학교와 마라리 등에 따르면 아직 새 학기에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의 가파초 마라분교에 입학하겠다는 아동이 없다.
마라분교는 학생이 없어서 지난 3년간 휴교 상태였으며, 올해도 아직 입학하겠다는 학생이 없어서 문을 열기 어려운 처지다.
마라분교는 2016년 2월 당시 유일한 학생이 졸업한 뒤 입학생이 없어서 1958년 개교 이래 58년 만에 처음으로 휴교에 들어갔다. 최남단 학교라는 상징성과 도서 지역이라는 특수성으로 폐교 위기를 피해 휴교 상태를 지속하며 언젠가 들어올 학생을 기다리고 있다.
애초 2017학년도부터는 마라도에 취학연령대 아동이 있어서 한시적 휴교를 했지만, 아동들이 줄줄이 마라도 섬 밖으로 나가 진학해 지금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에 자녀를 보내 '나 홀로 수업'을 받게 하는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다.
마라분교 휴교 전 마지막 졸업생의 어머니인 김은영 마라리장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인 둘째를 제주시의 한 초등학교에 보내기로 했다.
품 안의 어린 자식을 멀리 보내는 것이 마음 아프지만 마라분교에 입학해 홀로 학교생활을 하게 되면 친구들과 어울려 뛰놀고, 공놀이하고, 장난도 치는 초등학생의 평범한 일상조차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첫째가 5∼6학년 2년간 친구도, 선후배도 없이 혼자 외롭게 학교생활 하는 것을 곁에서 지켜본터라 둘째마저 그런 생활을 하게 할 수는 없었다고 김 이장은 설명했다.
김 이장은 "마라도에서 생업을 이어가야 해서 아이가 여기서 학교를 다니면 좋겠지만, 혼자 다녀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 마라분교에 보낼 수 없었다"며 교육당국이 나서서 마라분교가 다시 문을 열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를 바랐다.
도교육청은 그동안 휴교가 장기화하더라도 마라분교를 폐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현재 마라분교에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013년까지 전교생이 2명이던 마라분교는 2014년 2월 7년 만에 졸업생 1명을 배출했고, 이후 2014∼2015년 2년간 '나 홀로 수업'이 진행됐다.
마라분교는 학생 수가 많을 때는 20여 명에 이르기도 했지만 1990년대 이후 한 자릿수에 머무르다가 결국 학생이 없어 문을 닫게 됐다.
마라도뿐 아니라 제주의 다른 부속섬 학교에서도 학생 수 감소는 오랜 고민거리다.
마라분교의 본교인 가파도의 가파초등학교도 아직 올해 입학하겠다는 학생이 없다. 비양도의 한림초 비양분교도 입학생이 없어서 새학기 6학년 학생 1명이 나 홀로 수업을 받게 됐다.
atoz@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