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야당 후보 치세케디, 38.57%로 1위"…카빌라 부자 22년 세습집권 종식
"카빌라 현 대통령과 치세케디 '밀실 합의'" 반발
(테헤란·서울=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임은진 기자 =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이 선거를 통해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민주콩고에서 군사 정변이나 세습 등이 아닌 선거로 정권이 교체된 것은 1960년 6월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이후 59년 만에 처음이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독립적 국립선거위원회(CENI)는 지난달 30일 치러진 대통령선거에 대한 중간 개표 결과, 야당 민주사회진보연합의 펠릭스 치세케디 후보가 38.57%를 득표해 대통령으로 잠정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로랑 카빌라 전 대통령(1997∼2001년 암살)과 그 아들인 조셉 카빌라 현 대통령이 세습하며 집권한 22년 통치가 종식됐다.
카빌라 부자 이전에는 쿠데타로 집권한 독재자 모부토 세세 세코가 1965∼1997년까지 장기 집권했다.
[로이터제공]
치세케디 후보는 대선 승리를 선언하면서 "그 누구도 야당의 승리하는 시나리오를 상상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조셉 카빌라 대통령을 더는 적수가 아닌 민주적인 정권 이양의 파트너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예상 밖의 정권교체에 "콩고 야당 지도자가 대선에서 충격적인 승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치세케디 후보는 대선 전까지 인지도가 낮았지만 카빌라 부자의 정적(政敵)이자 민주콩고의 유력한 야권 지도자인 부친의 '후광'을 발판삼아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와 경합한 에마뉘엘 라마자니 샤다리 전 내무장관과 또 다른 야권 후보인 마르탱 파율루는 각각 23.8%, 34.8%의 지지를 얻었다. 샤다리 전 장관은 카빌라 대통령이 후계자로 지목한 범여권연합 후보였다.
그러나 근소한 표차로 2위를 차지한 파율루는 치세케디 후보가 카빌라 대통령의 경제적 이득, 형사 소추 면책 등을 놓고 밀실 합의를 했다면서 '선거 쿠데타'라고 반발했다.
당초 선거위원회는 이번 대선 결과를 지난 6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더딘 개표 작업 등을 이유로 일주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선 결과가 조작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최종 결과는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 선서 사흘 후인 오는 15일 발표될 계획이다.
민주콩고는 독립 이후 오랜 독재와 내전, 폭력사태 등에 시달렸다.
2001년 초 부친인 로랑 카빌라 전 대통령이 암살뒨 뒤 8일만에 대통령직을 승계한 카빌라 현 대통령은 2006년과 2011년 대선에서 승리해 대통령 직을 3번 연임했다.
그의 헌법상 임기는 2016년 12월 끝났으나 권좌에서 물러나지 않았고, 대선은 재정과 치안 문제 등을 이유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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