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인조미끼 선택·섬세한 고패질이 관건"
일출·일몰 전후 입질 관건·방류시간 공략 팁
(화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왜 나만 못 잡는지 도대체 모르겠어요, 옆 사람은 계속 낚는데…"
화천산천어축제장에서 산천어 '손맛'을 보지 못한 김용천(35)씨의 푸념 섞인 한마디다.
얼음으로 뒤덮인 겨울축제장, 벌집처럼 뚫려있는 2만개 얼음구멍에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은 팔뚝만 한 산천어를 낚아 올릴 때마다 느끼는 짜릿한 손맛에 환호가 넘친다.
반면, 허탕만 치고 어깨를 늘어뜨리는 한숨 소리도 적지 않다.
축제 메인 프로그램인 얼음 낚시터는 아무리 많은 산천어를 잡더라도 1인당 3마리로 반출을 제한한 탓에 주변 이웃에 나눠주는 넉넉한 풍경이 연출된다.
하지만, 매일 6회가량 싱싱한 산천어가 투입되는 똑같은 조건에 하수와 고수 차이가 있을까?
시작은 육식성 어종인 산천어의 이해부터다.
연어목 연어과인 산천어는 애초 바다와 민물을 왕래하는 종이지만, 일부 개체가 민물에 적응해 일생을 살아가는 어류다.
송어가 바다로 안 내려가고 산골짜기 등에 남아 있으면 산천어가 되는 셈이다.
축제장에 쓰이는 산천어(23일간 약 180t 투입)는 모두 양식장에서 길러진 것들이다.
축제장은 북한강 상류 화천천 환경오염을 막고자 생미끼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또 그물을 쳐서 산천어가 하류로 내려가는 것을 막고 있다.
우선, 친환경 인조 미끼를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팁이라면 팁이다.
낚시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길이 1m 안팎의 견지 혹은 릴낚시를 직경 20㎝ 안팎의 얼음구멍 속으로 넣은 뒤 위아래로 움직이는 고패질이 기본이다.
미끼는 통상 인조 웜이나 물고기 모양 메탈을 사용한다.
맑은 날의 경우 모두 산천어 입질에 대한 반응이 좋다는 게 축제장 낚시 가이드의 조언이다.
산천어축제장에는 예약과 현장 낚시터 곳곳에 70∼80명의 낚시 가이드가 배치돼 돕고 있다.
다소 흐린 날이나 얼음벌판 위에 눈이 덮여 있는 경우 메탈 미끼 성공률이 높다는 게 가이드 경험담이다.
낚시꾼 김모(56·경기)씨는 "흐린 날은 될 수 있는 대로 밝은색 계통의 미끼를 사용하고, 밤에는 야광을 얇게 붙이고 있다"며 "정확하지는 않지만, 날씨에 따라 차이를 보여 상황에 따라 방법을 바꾼다"고 말했다.
특히 강바닥으로부터 수중 미끼를 20∼30㎝가량 띄우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이드들은 산천어 낚시에 서툰 관광객을 위해 수중 미끼 높이를 적절하게 유지하도록 고무줄로 고정해 주기도 한다.
여기에 고패질이 중요한 낚시 요령으로 꼽힌다.
인조 미끼는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 입질도 하강하는 과정에서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게 가이드의 보충 설명이다.
게다가 단조로운 고패질보다 조금이라도 미끼가 살아있는 것처럼 상하좌우 다양한 움직임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소개한다.
낚시 가이드 길모(72)씨는 "초보자의 경우 낚싯대에 드리운 미끼를 강바닥에 닿게 한 탓에 물고기가 먹이를 못지 못한다"며 "고패질도 서툴러서 낚시에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산천어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일출과 일몰 전후 공략도 빼놓을 수 없는 한 수다.
산천어를 투입(방양·방류)하는 시간대를 노려보는 것도 성공 전략의 지름길이다.
축제장에는 주말의 경우 오전 8시 30분, 오전 10시, 오전 11시 30분, 오후 1시, 오후 2시 30분, 오후 4시 등 모두 6회 산천어를 방류한다.
평일은 오전 9시, 오전 10시 30분, 낮 12시, 오후 1시 30분, 오후 3시, 오후 4시 30분에 투입한다.
특히 주말에는 많은 관광객이 찾는 탓에 투입량이 늘어나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산천어의 습성을 이용해 좋은 자리를 잡는 전략도 성공률을 높인다.
이른 아침 개장과 동시에 강태공이 낚시터 가장자리부터 자리를 잡는 이유는 산천어의 회유 습성 때문이다.
김모(44·춘천)씨는 "산천어가 밤새 굶어있던 까닭에 개장하자마자 낚싯대를 드리우며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며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산천어가 수온에 적응한 30여분 뒤부터 잘 잡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만일 화천에서 숙박하게 된다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밤낚시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
비교적 경쟁이 적어 손쉽게 산천어와 조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운이 좋아 그날 최대어를 잡는다면 예상 못 한 금반지를 받는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산천어 낚시에 도무지 성공 기미가 보이지 않아도 실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아이들에게 담백한 산천어구이를 선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산천어 맨손잡기가 남아 있다.
맨손잡기는 별도의 낚시 장비가 아닌, 추위를 극복하는 용기가 있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
유려한 맨손잡기 액션으로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까지 받게 된다면, 산천어는 물론 최고의 인생 샷까지 한 번에 거머쥘 수 있다.
지난 5일 개막한 2019 화천산천어축제는 60여종의 프로그램으로 오는 27일까지 계속된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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