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제천서 주민들 집단반발…허가권 없는 지자체 '골머리'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폐기물 처리시설 입주를 놓고 충북 곳곳에서 주민과 당국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12일 제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지정폐기물 재활용 처리 공장이 원주지방환경청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봉양읍 명도리 3천760㎡ 터에서 가동을 시작했다.
공장을 운영하는 A사는 지역 시멘트 업체가 배출하는 지정폐기물을 받아 제설제 등을 생산하고 있다.
A사는 국내 최초의 친환경 공법을 사용, 유해 화학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공장이 가동되기 직전 지역 주민들이 시위를 벌이는 등 크게 반발했다.
환경피해를 우려해서다.
결국 중재에 나선 제천시가 A사와 합의 끝에 천남동 사리골로 공장을 이전키로 결론이 났다.
이후 갈등이 잠잠해지는 듯했지만 최근 다시 논란이 불붙기 시작했다.
사리골에서 직선거리로 1.3㎞ 떨어진 강제동 주민들이 공장 이전에 따른 환경피해를 우려하며 합의에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A사와 이미 합의까지 마친 제천시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상천 시장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전 부지는 주변 1㎞ 내에 주거지역과 학교가 없고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인 데다 폐기물운송 차량이 주택가나 중심도로를 통과하지 않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천시 자원관리센터에서 3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환경 영향조사'를 (앞으로는) 매년 할 것"이라고 주민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시 관계자는 "대기 오염 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직접 현장을 방문해 확인했다"며 "허가가 난 만큼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 공장을 제천 이외의 지역으로 이전시키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괴산도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신축으로 시끄럽다.
작년 11월 B사는 괴산군 괴산읍 신기리에 소각시설을 짓겠다며 원주지방환경청에 사업계획서를 냈다.
그러자 이차영 괴산군수를 비롯해 박덕흠(괴산·보은·옥천·영동) 국회의원까지 지역 주민들은 해당 시설이 지역의 친환경 이미지를 훼손할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11일 반대하는 주민 500여명과 함께 상여를 들고 가두시위까지 벌였다.
집회가 끝난 뒤에는 일부 주민들이 원주지방환경청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현행법상 지정폐기물 처리업을 하려면 환경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원주지방환경청은 "업체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허가를 신청했고 그 내용 등이 현행법을 위반하지 않을 경우에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며 "해당 문제는 법률에 따라 결정할 수밖에 없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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