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제2공항을 반대하며 24일째 농성을 이어가는 시민·사회단체들이 11일 처음 면담을 가졌지만, 국토교통부가 발주한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을 둘러싸고 서로 간 입장차만 확인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후 제주도청 집무실에서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며 단식투쟁 중인 김경배(51)씨를 면담했다.
원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제2공항 건설 추진과 관련해 국토부와 반대단체가 진행한 검증 결과를 확인하고 제주도의 입장을 늦어도 내주 초께 발표하겠다고 다시 한번 밝혔다.
원 지사는 "현재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이하 재조사 검토위)에서 논의한 내용을 파악하려고 국토부 관계자에게 관련 자료들을 받아 살펴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국토부와 재조사 검토위, 양측 주장을 확인하고 제주도의 입장을 확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가 이 같은 입장을 밝혔지만, 김씨는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발주한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중단시키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김씨는 "국토부는 재조사 검토위가 제2공항 입지선정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를 제기하자 강제로 활동을 종료시켰다"며 "입지선정부터 불공정한 만큼 제주도가 국토부에 문제를 제기하고 기본계획 수립을 멈추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토부가 제주도 모르게 제2공항 기본계획을 발주한 것도 말이 안 된다"며 국토부가 제2공항 기본계획 중단 요청을 받아들일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면담 과정에서 김씨는 지난 7일 제주도청 앞에 설치된 천막 등을 강제 철거한 행정대집행에 대해 원 지사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원 지사는 "불법으로 설치한 제2공항 반대 농성 천막으로 도민이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며 되레 사과를 요구, 한바탕 입씨름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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