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새 비서진과 첫 수석보좌관회의…15일 대기업·중견기업 간담회
출마 예상 장관 중심으로 후임 검토…'정책성과' 맞춤형 개각 고민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청와대 비서진 개편을 일단락지은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주부터 경제 행보에 속도를 높인다.
집권 3년 차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연초부터 경제분야 성과를 거두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이와 맞물려 각 부처의 정책 집행력 강화를 위한 개각이 조기에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주말인 12일과 휴일인 13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다음 주에 내놓을 메시지 등을 다듬기 위한 숨 고르기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14일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 후 첫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15일에는 대기업·중견기업 및 지방상공회의소 회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대규모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또 자영업자·소상공인과 별도 간담회를 추진하는 것은 물론 지역 혁신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전국 경제 투어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2일 4대 그룹 총수와 소상공인 등 경제계 인사 300여명을 초청해 신년회를 하고, 7일 중소·벤처 기업인들과 대화한 문 대통령이 연초 스케줄을 '경제 일정'으로 빼곡하게 채우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정부 출범 후 가장 아쉬운 대목을 꼽아달라는 질문이 나오자 "고용지표가 부진하고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점이 가장 아팠다"며 경제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발탁에는 특별감찰반 논란으로 흐트러진 분위기를 일신하는 물론, '경제 특화' 비서진을 구축해 집권 중반기를 맞겠다는 다중 포석이 담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노 실장을 집무실에서 만나 "노 실장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으로 산업계와 교류를 많이 해본 경험이 있고 각종 정책에 밝으니 역할을 많이 해달라"며 "정책실장뿐 아니라 비서실장도 경제계 인사를 만나는 게 해야 할 일"이라고 주문했다.
그 연장선에서 일부 부처 수장들의 교체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정책역량 강화를 위해 청와대 비서진을 개편한 만큼 정책을 집행할 부처도 재정비를 할 수 있다는 것으로, 빠르면 설 연휴(내달 2∼6일) 전에 개각이 발표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오는 2020년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한 여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장관의 출마설이 흘러나오면 해당 부처 직원들도 뒤숭숭해질 수 있다"며 "이런 경우에는 빨리 수장을 교체하고 전열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임명된 '원년 멤버' 장관 중 현역 의원인 김부겸 행정안전·김영춘 해양수산·김현미 국토교통·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교체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실제로 이 부처들을 중심으로 이미 후임 후보군을 들여다보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후임 장관들은 정치권 인사보다는 관료나 전문가 출신이 물망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설 이전 개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는 만큼 검증에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후임자 발표만 하고 인사청문회를 설 뒤로 미뤄둔다면 '검증 국면'이 너무 길어져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설 이전에 후임자를 발표하면 연휴 기간을 포함해 청문회가 열리기 전까지 야권 검증 공세의 볼륨만 높여줄 우려도 있다"며 개각 시기가 설 연휴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hysu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