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수출 불씨 다시 살아나나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에서 무기를 도입하지 않겠다면서 대안으로 한국과 이스라엘을 언급해 주목된다.
특히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이 그동안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필리핀 수출 불씨를 다시 살려놓을지 관심사다.
12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0일 "나는 미국 무기 구매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들에게 화가 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나의 마약과의 전쟁을 맹렬히 비난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나 중국에서 무기를 사면 제재를 받아 미국과 거래할 수 없다는 것은 궁지에 몰린 것 같다"면서 "고위직과 민간 지도층에게 '내가 그런 식으로 미국에서 무기를 구매하는 것을 기대하지는 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신 한국과 이스라엘 같은 다른 국가들에서 무기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말 미국 시코스키사의 '블랙호크'(UH-60) 헬기 16대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수리온 수출이 무산됐다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나왔다.
필리핀은 2016년 말 캐나다 업체와 2억3천300만 달러(약 2천525억원) 규모의 '벨 412' 헬기 16대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가 캐나다가 필리핀의 인권실태를 문제 삼자 지난해 초 계약을 파기한 뒤 새로운 구매처를 물색해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한 '수리온'과 러시아제 'Mi-171', 이탈리아 웨스트랜드사의 'AW-139' 등이 검토대상이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수리온을 시승한 뒤 로렌자나 장관에게 한국 헬기 구매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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