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이스라엘 선수 패럴림픽 수영선수권 참가불허 논란

입력 2019-01-13 10:20  

말레이, 이스라엘 선수 패럴림픽 수영선수권 참가불허 논란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가 2020년 도쿄 장애인올림픽을 앞두고 자국에서 오는 7월말 개막하는 제9회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에 이스라엘 선수의 참가를 불허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마하티르 무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최근 이스라엘 국적 장애인 수영선수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하티르 총리는 "우리는 (이스라엘 국적자의 말레이시아 입국을) 금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할 것이다. 그들이 온다면 이를 위반한 것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가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개최권을 회수하길 원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지 않고 있으며, 이스라엘 국적자의 자국 입국도 불허해 왔다.
말레이시아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말레이계 무슬림들은 팔레스타인 문제 등을 이유로 강한 반(反)이스라엘 정서를 보여왔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스라엘 선수단의 입국이 허용됐던 1997년 국제크리켓협회(ICC)배 크리켓 대회 때는 흥분한 군중들이 폭력 시위를 벌였다.
1986년 차임 헤르조그 당시 이스라엘 대통령이 이웃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는 말레이시아 곳곳에서 이스라엘과 싱가포르 국기가 불태워지는 등 소요가 일었다.
2017년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것과, 작년 4월 쿠알라룸푸르 시내에서 이스라엘 정보요원으로 의심되는 괴한들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기전문가를 암살한 사건도 양국관계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말레이시아의 국내 정치 상황도 이스라엘과의 관계개선을 어렵게 하고 있다.
작년 5월 총선에서 승리해 61년만의 첫 정권교체를 이뤄낸 말레이시아 여당연합 희망연대(PH)는 '부미푸트라'로 불리는 말레이계 우대정책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다 말레이계 무슬림의 거센 반발을 샀다.
지난달 초에는 쿠알라룸푸르 시내에서 기득권 보장을 요구하는 말레이계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부패 의혹 등 악재에 시달리다 야당으로 전락한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 등 말레이계 정당들은 지지층을 재결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9회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는 올해 7월 29일부터 8월 4일까지 사라왁 주 쿠칭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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