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등과 함께 행사 초청받은 정현, 15일 호주오픈 1회전

입력 2019-01-14 07:01  

조코비치 등과 함께 행사 초청받은 정현, 15일 호주오픈 1회전
메이저 챔피언·톱 랭커들과 함께 키즈 데이 행사 참석
지난해 4강 신화 재현하려면 3회전이 첫 고비 될 듯



(멜버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25위·한국체대)이 2019시즌 첫 메이저 대회 코트에 나선다.
정현은 15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6천250만 호주달러·약 503억원) 남자단식 1회전에서 브래들리 클란(76위·미국)과 경기를 치른다.
호주오픈은 지난해 정현이 한국 선수 최초로 단식 4강까지 오르며 전국을 테니스 열풍으로 들끓게 했던 바로 그 대회다.
지난해 정현은 16강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고 4강에서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를 상대하며 테니스 메이저 대회가 '먼 나라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던 국내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특히 조코비치는 당시 세계 랭킹이 14위로 다소 낮을 때이기는 했지만 2017년 2회전 탈락에 이어 2018년에는 정현에게 덜미를 잡히며 2년 연속 호주오픈에서 부진한 성적에 그쳤다.
호주오픈 남자단식에서 통산 6회 우승해 페더러, 로이 에머슨(호주·은퇴)과 함께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 중인 조코비치가 올해 이 대회에서 명예 회복을 벼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덕에 정현은 14일 대회 개막을 앞두고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중 백미는 역시 12일에 열린 키즈 데이 행사였다.
이 행사는 톱 랭커 몇 명만 초청돼 어린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자리였는데 정현은 조코비치, 밀로시 라오니치(17위·캐나다), 그리고르 디미트로프(21위·불가리아), 여자 선수들인 오사카 나오미(4위·일본), 빅토리야 아자란카(53위·벨라루스)와 함께 코트에 섰다.
오사카는 지난해 US오픈 우승자, 아자란카 역시 2012년과 2013년 호주오픈 챔피언 출신이고 라오니치와 디미트로프는 둘 다 세계 랭킹 3위까지 올랐던 톱 랭커들이다.
호주오픈에서 정현의 위상을 짐작하게 해주는 자리였던 만큼 정현으로서는 성적에 대한 부담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13일 훈련장에서 만난 정현의 부친 정석진 중고연맹 부회장은 "올해 들어 치른 두 차례 투어 대회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호주오픈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선수 자신도 믿기 어려울 정도의 엄청난 성적을 낸 메이저 대회에서 올해도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인도, 뉴질랜드에서 열린 투어 대회에 출전하면서도 마음은 그때부터 이미 멜버른에 와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동계 훈련을 잘 소화했고, 11일 멜버른 도착 이후에도 좋은 몸 상태로 연습을 진행한 데다 멜버른에 온 이후 지난해의 좋은 기억들을 되살리면서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는 것이 정현 측의 전언이다.


15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안팎으로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1회전 상대 클란은 개인 최고 랭킹이 63위,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2회전 진출이고 호주오픈에서는 아직 본선 승리가 없는 선수라 객관적인 전력에서 정현이 앞선다.
다만 정현이 올해 인도, 뉴질랜드 투어 대회에서 클란보다 낮은 랭킹의 선수에게 연달아 일격을 당한 만큼 미리 승리를 낙관해서는 곤란하다.
2회전 상대인 샘 퀘리(48위·미국) 또는 피에르위그 에르베르(53위·프랑스)는 예전에 상대한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라 아주 어려운 대진은 아니다.
3회전이 고비가 될 전망인데 키즈 행사에 함께 나갔던 라오니치나 닉 키리오스(51위·호주), 스탄 바브링카(59위·스위스), 에르네스츠 걸비스(83위·라트비아) 가운데 한 명과 맞붙는다.
바브링카는 메이저 대회에서 세 번이나 우승한 선수고, 걸비스 역시 톱10에 들었던 경력이 있다. 홈 코트의 이점이 있는 키리오스도 2016년 13위까지 올랐던 선수다.
2019시즌 아직 승리 소식이 없는 정현으로서는 1, 2회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3회전에서 만만치 않은 상대를 잡는다면 올해도 16강인 4회전 이후부터 '어게인 2018'을 써 내려갈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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