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의혹' 배철현 前 교수 학술서들 전격 절판

입력 2019-01-14 12:10   수정 2019-01-14 12:28

'표절 의혹' 배철현 前 교수 학술서들 전격 절판
한님성서연구소, 출판 도서 등 관련 정보 모두 삭제
"오늘 회의 열어 표절 의혹 부분에 대해 단호하게 정리키로 결정"



(서울=연합뉴스) 탐사보도팀 김예나 기자 = 표절 의혹이 제기된 배철현 전(前)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의 학술서를 냈던 출판사가 그의 책을 모두 절판키로 했다. 연합뉴스 탐사보도팀이 배 전 교수의 표절 의혹 시리즈 기사를 내보낸지 하루만이다.
이에 따라 배 전 교수가 쓴 책 중 유통되는 것은 공저나 번역서를 제외하면 일반인 독자를 대상으로 한 에세이·대중서, 그리고 어린이용 도서만 남게 됐다.
사단법인 한님성서연구소는 이 기관이 펴낸 책 중 『타르굼 옹켈로스 창세기』, 『유다인의 토라 - 타르굼 옹켈로스 창세기』, 『타르굼 아람어 문법』 등 배 전 교수가 집필한 책 3권을 모두 절판키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중 역주서인『타르굼 옹켈로스 창세기』는 배 전 교수가 쓴 유일한 학술 연구서이며, 『유다인의 토라 - 타르굼 옹켈로스 창세기』는 이 책의 내용을 간추린 일반인용 교양서다. 『타르굼 아람어 문법』은 영어 원저를 배 전 교수가 한국어로 번역해 집필한 학술서다. 이 책들은 모두 2001년에 나온 후 최근까지 시중에 유통돼 왔다.
연구소 관계자는 "오늘 전체 회의를 열고 표절 의혹 부분에 대해 단호하게 정리를 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절판 조처, 관련 기록 삭제 등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님성서연구소 측은 홈페이지에서 배 전 교수와 관련된 정보도 모두 삭제했다.
연구소 홈페이지(biblicum.or.kr) 출판 도서 목록 중 고대 근동·유다이즘 분야에는 원래 배 전 교수가 집필한 책 3권에 대한 정보가 나와 있었으나 이날 오전 모두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타르굼 옹켈로스 창세기』는 그간 서울문고(반디앤루니스) 1곳을 통해 판매됐으나 지난 9일 해당 서점에 절판 통보를 했다"고 설명했다.




2005년 제2쇄부터 한님성서연구소에서『타르굼 옹켈로스 창세기』를 받아 유통해 온 가톨릭출판사의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현재 이 책에 대한 정보가 검색되지 않는다.
가톨릭출판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님성서연구소에서 책을 매입해 판매해왔는데 매입을 안 한 지 오래됐다"면서 "오늘 한님(성서연구소)측으로부터 절판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 같은 조처에 대해 배 전 교수 측에서 연락이 없었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었다"며, 필자의 요구에 따른 것이 아니라 연구소가 자체적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는 연구소의 절판 결정에 대해 배 전 교수의 입장을 듣기 위해 14일 오전 배 전 교수에게 전화했으나, 그는 당장 통화가 곤란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배 전 교수는 전날 밤 기자들에게 배포한 입장문에서 "문제 제기된 문헌들은 대부분 2001년부터 2006년 사이의 문헌들로서 현재의 기준과 관점에서 보면 미흡하다는 입장도 있을 수 있지만 이를 표절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안타깝고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ye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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