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건공단 조직 개편…30년 만에 최대 규모
(세종=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고(故) 김용균 씨 사망사고와 같은 산업재해 사고가 발생하면 직접적 원인뿐 아니라 원·하청을 통한 '위험의 외주화' 등 구조적 원인까지 심층적으로 조사하는 조직이 만들어졌다.
고용노동부 산하 안전보건공단의 박두용 이사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산재 사고 조사의 신속·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공단 본부에 '중앙사고조사단'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중앙사고조사단에 대해 "사고 조사 기능을 대폭 확대한 것"이라며 "사고 조사에 더해 안전의 외주화, 하청 기업의 안전관리 문제와 같은 구조적 원인 조사도 포함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안전보건공단은 이달 1일부로 중앙사고조사단 신설을 포함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1987년 안전보건공단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의 조직 개편이다.
박 이사장은 "하나의 산재 사고도 원인을 추적하면 그물처럼 얽혀 있다"며 "지난 30년 동안 사고 원인을 한 원인으로 몰아가는 방식으로 조사했는데 그런 식으로 하면 문제를 왜곡할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부연했다.
안전보건공단은 이번 조직 개편에서 산업의 고도화·첨단화, 플랫폼 노동자 확산 등으로 인한 미래 안전보건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미래대응추진단'도 설치했다.
추진단 산하에는 전자, 건설, 서비스, 화학 등 4개 부문별 산업안전보건센터가 만들어져 업종별 산재 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업종에 맞는 체계적인 안전보건 관리 모델을 수립한다.
전자 산업안전보건센터는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분쟁을 마무리한 중재안에 따라 삼성전자가 출연하기로 한 500억원 규모의 산업안전보건발전기금이 활용된다.
안전보건공단은 감정노동 산업안전보건센터를 추가하는 등 산업 현장 변화에 맞춰 조직을 확대할 계획이다.
공단의 조직 개편은 지난 1년 동안 준비한 결과다. 작년 말 고 김용균 씨 사망사고를 계기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이 전면 개정되고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것과 시기적으로 맞물리게 됐다.
박 이사장은 산안법 전면 개정에 대해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며 "지금까지 산안법이 일부 전문가와 관계자만 관심을 가진 기술법이었다면, 앞으로는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진 사회법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전보건공단은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미래 국가예방전략 수립을 위해 '빅데이터팀'을 신설하는 한편, 지역 거점 조직을 중심으로 현장 서비스를 강화하고자 기존 6개 지역본부 21개 지사 체제를 광역시·도 단위 16개 지역본부 11개 지사 체제로 개편했다.
박 이사장은 "지난 30년의 안전보건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산재 사망사고를 줄일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조직 개편을 했다"며 "산재 사망사고 절반 감축이라는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공단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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