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선수 남자단식 우승 숙원 풀어줄 20세 드미노

입력 2019-01-14 16:33  

호주 선수 남자단식 우승 숙원 풀어줄 20세 드미노
나달 만나게 될 3회전이 가장 큰 고비 예상



(멜버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올해 은퇴 계획을 밝힌 앤디 머리(32·영국)는 2013년 윔블던 테니스대회에서 무려 77년 만에 영국 선수의 남자단식 우승을 일궈내 영국 테니스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을 선사했다.
영국 테니스 팬들은 1936년 프레드 페리 이후 자국 선수가 다시 윔블던 남자단식을 제패하기를 학수고대해왔다.
머리 이전에는 팀 헨먼에게 큰 기대를 걸었으나 헨먼은 1998년부터 2002년 사이에 네 차례 4강까지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2007년 은퇴한 헨먼 앞에 늘 따라붙던 '영국의 희망'이라는 애칭은 자연히 머리에게 옮겨갔고 머리는 결국 2013년과 2016년 두 차례 윔블던 정상에 오르며 영국 팬들의 숙원을 풀어줬다.



14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한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을 바라보는 호주 팬들의 심정도 2012년까지 영국 팬들의 마음과 비슷하다.
호주 선수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에서 최근 우승한 사례는 43년 전인 1976년 마크 에드먼슨이다.
이후 호주 선수들은 40년이 넘도록 이 대회 남자단식 정상에 도전했지만 아무도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사이 남자단식 결승에 오른 호주 선수는 4명이 있었다.
1978년 존 마크스, 1980년 킴 워릭, 1987년과 1988년 팻 캐시, 그리고 최근 사례로는 2005년 레이튼 휴잇이 결승까지 진출했으나 모두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최근 준우승자인 휴잇은 2005년 결승에서 마라트 사핀(러시아)에게 1-3(6-1 3-6 4-6 4-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올해 이 호주 팬들의 우승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바로 약관 20세 나이의 알렉스 드미노다.
현재 세계 랭킹 29위인 드미노는 12일 끝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시드니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선수다.
지난해 1월 세계 랭킹 208위였다가 불과 1년 사이에 30위 벽을 깼을 정도다.



2016년 윔블던 주니어 남자단식에서 준우승한 드미노는 우루과이인 아버지와 스페인인 어머니를 둔 호주 국적 선수라는 독특한 이력도 있다.
호주오픈 첫날인 14일 남자단식 1회전에 나선 드미노는 페드루 소자(103위·포르투갈)를 3-0(6-4 7-5 6-4)으로 완파하고 2회전에 안착했다.
첫날 대회장인 멜버른 파크를 찾은 4만 2천 691명의 입장 관중 가운데 대다수가 드미노의 경기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드미노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팬들의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이날 드미노의 경기는 멜버른 파크 내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 배정됐다.
드미노는 이 대회 3회전에서 2번 시드인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윔블던 3회전에서 드미노는 나달을 만나 0-3(1-6 2-6 4-6)으로 완패했다.
하지만 최근 성장세가 워낙 가파른 선수인 만큼 이번에는 반대로 나달이 3회전에서 한 차례 고비를 맞게 되는 것 같은 분위기도 살짝 느껴진다.
한편 호주오픈을 제외한 다른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에서 호주 선수가 우승한 최근 사례는 2002년 윔블던의 휴잇이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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