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배우들이 느꼈던 행복함, 관객도 느꼈으면"

입력 2019-01-14 17:14  

류승룡 "배우들이 느꼈던 행복함, 관객도 느꼈으면"
영화 '극한직업'서 마약반 반장 역으로 코믹연기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류승룡(49)이 장기인 코믹연기로 돌아왔다. 지난해 1월 영화 '염력'에서 소시민 히어로 역을 맡아 슬랩스틱 코미디를 선보였다면, 오는 23일 개봉하는 '극한직업'에선 '협동 코미디'를 선보인다.
14일 종로구 삼청동에서 마주한 류승룡은 인터뷰 내내 촬영 당시 즐거운 기억들을 쏟아냈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킥킥거리며 재미있게 봤다"면서 "내가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이병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극한직업'은 마약반 형사들이 범죄조직을 잡기 위해 치킨집을 위장 창업했다가 전국 맛집으로 떠오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믹 수사극.



류승룡은 마약반을 이끄는 '고반장'을 연기했다. 집에서는 아내에게, 직장에선 상사에게 구박받지만, 팀원들을 다독이는 따뜻한 반장 역할이다.
'류승룡 표 코미디'는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그가 심각하게 수사 방향을 논하다가 갑자기 걸려온 주문 전화를 받고는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를 읊조릴 때 객석은 웃음으로 들썩인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좀비 액션도 선보인다. 12번이나 칼에 찔리고도 살아남아 '좀비 반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고 반장의 끈질긴 생존력을 그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류승룡의 개그 감각은 제법 타율이 높다. 그가 웃음 잽을 날리면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등 마약반 팀원들이 주거니 받거니 하며 웃음 크기를 키운다.


류승룡은 "설계도가 견고해 거의 90% 이상 시나리오대로 연기했다"면서 "마약반 5명의 케미와 촘촘한 코믹망,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이 살아있는 시나리오가 잘 어우러져 나온 결과물"이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류승룡은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게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인생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친구들을 얻었다"라고도 했다.
"영화를 찍는 내내 너무 행복했어요. 이하늬 씨는 모든 현장에서 리더 역할을 하며 배우들을 편안하게 이끌었죠. 이병헌 감독이 '무결점이 결점인 배우'라고 말했을 정도라니까요. 진선규 씨는 '이렇게 착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착한 친구입니다. 이동휘 씨는 감각이 뛰어난 친구예요. 시나리오상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캐릭터인데, 중심을 잘 잡으며 자기 몫을 다해줬죠. 공명 씨는 별명이 '멍뭉이'였는데, 몸과 마음이 건실한 친구입니다. 촬영 현장을 너무 즐거워했죠."
현장에서 맏형인 그는 후배들이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저는 가급적 말수는 줄이고, 때가 되면 후배들에게 차도 타주고, 지갑도 열었죠. 제가 편해야 후배들도 자기가 가진 에너지를 끄집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팀워크는 긍정의 에너지가 돼 영화 속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류승룡은 연극 무대를 누비다 영화로 옮긴 뒤 '최종병기 활'(2011),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7번방의 선물'(2013), '명량'(2014) 등을 잇달아 흥행시키며 '흥행 킹'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손님'(2015)과 '도리화가'(2015)와 지난해 개봉한 '염력' 등 근작에선 쓴맛을 봤다.
그런 시간을 겪으며 자신을 갈고닦은 덕분인지 류승룡은 예전보다 한결 편안해 보였다. 그는 수년 전 술과 담배를 끊고, 3년 전부터는 차(茶)의 세계에 빠졌다고 했다.



그는 "차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무, 흙에도 관심을 갖게 됐고, 취미로 차 테이블 등을 만들고 있다"며 "13개째 만들었다. 정신을 집중하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참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은 속도도 중요하지만, 방향도 중요한 것 같다"며 "때로는 되돌아보고 쉼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잘 쉬어야 양질의 일을 할 수 있고, 내가 편해야 보는 사람도 편합니다. 제가 나이가 들어서일까요. '어른의 의무'라는 책을 보면 말을 적게 하고, 잘난 척하지 말고, 항상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라고 돼 있어요. 웬만하면 다툼을 만들지 말고, 잘못하면 사과를 하고, 더불어 평안하게 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촬영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관객 반응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행복하게 찍자고 배우들에게 이야기했어요. 다들 이 말에 공감하고, 그것을 깨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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