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 교원노조 파업 돌입…교사 수천명 도심서 행진(종합)

입력 2019-01-15 13:20   수정 2019-01-15 14:08

美 LA 교원노조 파업 돌입…교사 수천명 도심서 행진(종합)
급여인상·학급규모 축소 등 놓고 팽팽…30년만에 스트라이크
파업 첫날 학생 등교율 3분의 1에 못 미쳐…교육구는 정상수업 강행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뉴욕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학생이 등록된 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구(LAUSD)의 교사들이 14일(현지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로스앤젤레스 교원노조(UTLA) 소속 교사 수천 명은 이날 오전 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LA 도심인 시청 일대에서 행진을 벌였다고 현지 방송이 전했다.
알렉스 카푸토-펄 UTLA 위원장은 행진하는 노조원과 행렬에 동참한 학생, 학부모를 향해 "학생들이여, 우리는 너희를 위해 파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UTLA는 3만5천여 명의 공립학교 교사·교직원을 노조원으로 두고 있다.
LAUSD는 LA카운티 내 1천240개 학교를 관할하고 있으며, 이 교육구에 등록된 학생 수는 48만5천여 명이다.


파업에 참여한 교사들은 학교별로 집회를 열고 시청 주변에서 진행된 행진에 동참했다.
후퍼초등학교의 마이클 라 몬트(48) 교사는 LA타임스에 "우리는 공교육의 미래를 위해 행진하는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을 놔두고, 급여도 받지 못한 채, 비를 맞으면서 이러는 건 재미로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원노조는 6.5%의 임금 인상과 교내 사서·상담사·간호사 증원, 학급 규모 축소, 시험 횟수 축소, 자율형 공립학교(차터스쿨) 운영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맞서 고용자 측인 LAUSD는 급여 6% 인상과 교직원 충원·학급 규모 축소를 위한 1억 달러의 투자 등을 제안했다.
양측은 지난 11일 밤까지 파업을 피하기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결렬했다.
LA 교사들이 대규모 파업을 실행한 것은 약 30년 만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교사들은 교직원을 1천200여 명 증원하고 학생 수를 학급당 2명 정도 줄이는 교육구 측의 제안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임금 인상도 교원노조 측은 계약기간 내내 6.5% 인상을 주장하는 반면 교육구 측은 계약기간 3년 중 2년만 6%를 인상하는 수정안을 제시해 양측이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교원노조는 "교사들의 헌신과 열정이 거리로 나올 것"이라며 파업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지속해서 밝혀왔다.
교사들이 파업에 들어갔지만 학교 수업은 정상대로 진행된다고 LAUSD 측은 강조했다.
LAUSD의 오스틴 보트너 교육감은 이날 한 학교 버스주차장에서 일과를 시작하면서 지역 방송인 KABC에 "우리는 오늘도 학교에서 평소와 다름없는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며 "스쿨버스가 예정대로 등교하는 학생들을 실어오고, 교장·교감과 교사들은 문 앞에서 아이들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트너 교육감은 "우리는 (파업에 참가한 교사들과) 같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급의 규모를 줄이고 상담사와 간호사를 증원하는 등의 요구"라며 교원노조 측과 타협안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했다.
교육구 측은 정상수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들의 일손이 달리자 박물관 견학 등 대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A자연사박물관, LA카운티뮤지엄 등 몇몇 시설은 학생들이 몰리면서 무료 관람을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LA타임스는 이날 LA 통합교육구에 등록된 학생 48만5천여 명 중 교사 파업 첫 날인 이날 등교한 학생이 14만1천631명으로 3분의 1에 미달했다고 전했다.
50여 개 학교는 출결 상황이 확인되지 않았다.

[로이터제공]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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