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5∼31일 제주목 관아 일원서 사전행사 진행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봄, 움트는 생명을 맞이하다'를 주제로 한 2019 기해년 탐라국 입춘굿이 다음 달 1일부터 4일까지 제주목 관아를 중심으로 한 제주시 원도심에서 펼쳐진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탐라국 입춘굿은 1일 오전 11시 관덕정 마당에서 나무로 만든 소 모형인 '낭쉐'를 모시고 고사를 지내는 '낭쉐코사'와 춘등 걸기로 봄맞이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시작된다.
다음날은 아침부터 제주도와 제주시청 등 관공서를 돌며 기해년 무사 안녕을 기원하는 액막이굿인 춘경 문굿과 24개 마을의 민속보존회가 참여하는 마을 거리굿이 펼쳐진다. 이어 한국농촌지도자 제주시연합회의 풍요 기원 세경제, 제주 신화의 주인공들을 형상화한 대형 등과 풍물패를 앞세운 입춘 거리굿 길놀이가 이어진다.
문학 평론가와 신화 연구자가 동행해 입춘의 주 무대가 된 성안을 답사하며 신화와 역사의 이해를 돕는 성안 순력과 입춘 만담, 관덕정 광장에서의 입춘 휘호 퍼포먼스, 광장 거리굿도 진행된다.
3일엔 제주목관아에서 자청비 신화를 소재로 한 그림자극인 입춘극장, 제주굿 창작 한마당 등이 진행된다. 몽골의 전통악기인 마두금 연주자와 제주 연주자들의 협연 공연인 '몽골의 바람을 맞이하다'도 열린다.
입춘 당일인 4일엔 제주큰굿보존회의 초감제를 시작으로 세경놀이와 탐라 왕이 낭쉐를 몰며 밭을 가는 모의 농경의례인 친경적전(親耕籍田) 등이 진행된다.
축제 기간에 전통놀이와 꼬마 낭쉐 만들기, 입춘첩 쓰기, 국궁체험, 탈 만들기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이어진다.
제주민예총은 본행사에 앞서 이달 25일부터 31일까지 다양한 입춘 맞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중앙로지하상가에는 참가 시민들이 한 해의 소망과 건강을 기원하는 소원지를 쓰는 시민참여 축원마당이 마련된다. 아트 공간 길에서는 소 모양의 탈과 입춘 등(燈) 만들기와 시민참여 워크숍이 열린다.
탐라국 입춘굿은 '신들의 고향' 제주의 1만8천 신들이 역할과 임무가 바뀌는 '신구간'(新舊間)이 끝나고 새로운 신들이 좌정하는 '새 철 드는 날'인 입춘에 민·관·무(巫)가 하나 되어 벌였던 축제다.
탐라시대부터 이어져 왔다는 입춘굿은 일제의 문화 말살 정책으로 단절됐다가 1999년 복원됐다. 이후 해마다 열리며 제주의 대표적 민속축제로 자리 잡았다.
강정효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입춘굿은 탐라시대부터 이어지는 제주의 유일한 전통문화축제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예술인과 원도심 상인들뿐만 아니라 각 마을의 민속보존회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해 꾸미는 전통문화 축제이자 한 해의 시작을 여는 행사인 만큼 많은 참가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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