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세계 랭킹 55위 에르베르와 2회전 격돌
(멜버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25위·한국체대)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6천250만 호주달러·약 503억원) 1회전에서 믿기지 않는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정현은 15일 호주 멜버른 파크 8번 코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이틀째 남자단식 본선 1회전에서 브래들리 클란(78위·미국)에게 3-2(6-7<5-7> 6-7<5-7> 6-3 6-2 6-4) 대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의 쾌거를 이뤄냈던 정현은 17일 피에르위그 에르베르(55위·프랑스)와 32강 진출을 다툰다.
정현과 에르베르는 지금까지 두 차례 만나 1승씩 나눠 가졌다.
2015년 호주오픈 예선 1회전에서 정현이 2-0(6-4 6-2)으로 이겼고, 같은 해 윔블던 본선 1회전에서는 에르베르가 3-2(1-6 6-2 3-6 6-2 10-8)로 승리했다.
다만 예선 경기 성적은 공식 기록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둘의 상대 전적은 에르베르의 1승이 된다.
정현은 이날 클란을 상대로 먼저 1, 2세트를 내주며 고전했다.
클란은 개인 역대 최고 랭킹 63위,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2회전 진출인 선수로 특히 호주오픈 본선에서 아직 승리가 없는 선수라 객관적인 전력에서 정현이 한 수 위로 예상됐다.
그러나 1, 2세트를 연달아 타이브레이크 끝에 내주면서 정현은 벼랑 끝에 내몰렸다.
1, 2세트에서 정현과 클란은 서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히 지켜내며 두 번 모두 타이브레이크 승부를 벌였다.
1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정현은 먼저 3-1로 앞서며 기선을 잡는 듯했지만 상대 서브 에이스와 포핸드 범실이 이어져 3-3 동점을 허용했다.
위기를 벗어난 왼손잡이 클란은 정현의 서브에서 다운더라인 공격으로 4-3, 역전에 성공했고 이어진 자신의 두 차례 서브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며 오히려 6-3으로 달아났다.
정현으로서는 타이브레이크 3-1 리드에서 연달아 5실점 한 것이 아쉬웠다.
정현은 이어진 자신의 서브에서 2포인트를 만회해 5-6까지 따라붙었으나 클란의 서브를 받지 못해 결국 1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는 반대로 클란이 타이브레이크 초반 3-1 리드를 잡았다.
역시 이번에는 정현이 연달아 네트 대시에 이은 발리 공격으로 2포인트를 만회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이후로는 정현과 클란이 나란히 자신의 서브에서 득점을 지켜내 클란의 6-5 리드로 이어졌다.
이때 정현은 자신의 서브에서 더블폴트가 나오는 바람에 허무하게 2세트까지 뺏겼다.
전열을 가다듬은 정현은 3세트부터 반격에 나섰다.
1, 2세트를 모두 아쉽게 내준 정현은 3세트 초반부터 클란을 공략했고 3세트 게임스코어 4-1까지 달아난 끝에 6-3으로 한 세트를 만회했다.
정현으로서는 올해 들어 공식 경기에서 처음 따낸 세트였다.
정현은 앞서 출전한 두 차례 투어 대회에서 모두 0-2 패배를 당했고, 이날도 먼저 2세트를 내주는 등 2019시즌에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6세트를 내주는 부진에 빠져 있었다.
일단 한 세트를 만회하며 자신감을 되찾은 정현은 4세트부터 확실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르는 등 몸에 이상이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 클란을 더 적극적으로 몰아세우며 4세트 역시 게임스코어 4-1로 달아나 풀세트 승부를 예고했다.
4세트까지 3시간 3분이 소요된 이날 경기는 마지막 5세트 게임스코어 5-4에서 정현이 클란의 서브 게임을 잡아내며 3시간 37분이 걸린 대접전의 주인공이 됐다.
정현은 먼저 게임스코어 3-2에서 0-40으로 트리플 브레이크 포인트를 잡았으나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히 지키며 기회를 엿보던 정현은 게임스코어 5-4였던 상대 서브 게임에서 상대 실책을 묶어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날 정현은 서브 에이스 10-22, 공격 성공 횟수 34-58로 열세를 보였으나 실책에서 35-84로 훨씬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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