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과격분자 30명, 佛 은신 추정…난민 유입 싸고 수차례 설전도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이번에는 프랑스에 도피 중인 테러범 등 과격분자 30명의 송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프랑스에는 이탈리아에서 살인이나 폭탄 테러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도망친 과격분자 50명 가운데 30명이 은신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살비니 부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프랑스에서 수십 년 동안 은신하고 있는 이탈리아 과격분자 30명의 체포와 송환을 요구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많은, 너무나 많은 테러범이 아직도 검거되지 못했다"며 "이제는 테러리스트가 자유롭게 살거나 축배를 들지 못하도록 프랑스 대통령에게 요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살비니 부총리가 이끄는 극우 정당 '동맹'의 다니엘레 벨로티 의원도 "프랑스는 테러범을 마치 정치적 망명자처럼 대우하면서 이탈리아는 독재 국가로 비난했다"며 "어떻게 프랑스는 암살자들을 옹호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살비니 부총리의 이러한 요구는 최근 극좌 테러리스트 체사레 바티스티가 볼리비아에서 체포돼 도피 38년 만에 본국으로 송환되면서 나왔다.
바티스티는 1979년 테러단체 가입 혐의로 12년형을 받고 수감됐으나 2년 뒤 탈옥, 프랑스 등을 거쳐 남미에 정착했다. 지난 1995년 궐석재판에서는 4명을 살해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종신형이 선고됐다.
바티스티처럼 그간 수십 명의 극좌 테러범이 인접국인 프랑스로 도망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탈리아 정부는 이들의 신병 인도를 프랑스에 수차례 요구했으나 번번이 거부당했다.
살비니 부총리가 마크롱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미 프랑스의 극우 정치인인 마린 르펜과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그와 '전략적 동지' 관계인 이탈리아 최대 정당 오성운동이 프랑스의 '노란 조끼' 운동에 지지를 표명하며 정치 세력화를 돕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한 이탈리아의 항구 폐쇄를 두고도 두 지도자는 여러 차례 공개적인 설전을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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