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12승 올렸지만 메이저 우승 없는 스트리커 유력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2년 마다 열리는 미국과 유럽의 골프 대항전 라이더컵은 양쪽 모두 절대 져서는 안 되는 대회다.
원정에서 져도 난리가 나는데 홈 코스 대회에서 졌다가는 그야말로 감당하기 힘든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비난은 주로 단장에게 몰린다. 라이더컵에서 단장의 역할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단장은 선수단 12명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를 뽑는다. 미국은 2명, 유럽은 4명이 단장 선발 몫이다.
또 단장은 대진을 비롯한 전략을 짜고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선수단 단합과 투지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단장의 책무다.
당대 최고의 선수로 구성된 팀을 장악하고 이끌려면 스타플레이어가 유리하다.
특히 선수마다 개성이 강한 미국팀 단장의 자격으로는 '메이저대회 챔피언'이라는 암묵적인 조건이 따랐다.
지난해 대회까지 28명의 미국팀 단장 가운데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이 없는 이는 한명도 없었다.
하지만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는 라이더컵 미국팀 단장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는 2020년 라이더컵에서 미국팀 단장으로 스티브 스트리커(52)가 유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일부 매체는 스트리커 말고는 다른 후보가 없다며 발표만 남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스트리커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12승을 올렸지만, 결코 스타 플레이어라고 보기는 어렵다.
메이저대회 제패는 없고 특급 대회 우승은 매치플레이 챔피언십과 메모리얼 토너먼트 정도다. 명예의 전당 입회도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그렇다면 대안이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스트리커가 단장으로 낙점받은 이유는 뭘까.
스트리커의 가장 큰 강점은 누구보다 라이더컵을 잘 안다는 사실이다.
그는 선수로도 3차례 라이더컵에 출전했지만 최근 3차례 라이더컵에서 부단장으로 참가하면서 보인 역량이 큰 점수를 받았다.
그는 2014년, 2016년, 그리고 작년 대회까지 모두 부단장으로 라이더컵을 치렀다.
부드러운 인품 덕에 그는 까탈스러운 스타 플레이어와 두루 친하다.
자존심이 강한 타이거 우즈나 필 미컬슨, 제 멋대로인 패트릭 리드, 특이한 성격의 버바 왓슨이나 더스틴 존슨 모두 스트리커와 사이가 좋다.
이겼을 때와 달리 지고 나면 유난히 파열음이 심했던 라이더컵 미국팀으로서는 선수단의 단합을 위해서 최상의 선택이 스트리커라고 볼 수 있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이 없는 단장이 드물지 않다. 1995년 이후 유럽팀에 라이더컵 우승을 안긴 단장 가운데 5명은 메이저대회 우승을 하지 못한 인물이다.
한편 내년에 유럽팀을 이끌고 미국 위스콘신주 휘슬링스트레이츠로 원정할 단장은 메이저대회 3승의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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