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총리 "제멋대로 판결" 발언에 中외교부 "법치정신 결여"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 정부가 마약 밀매 혐의를 받는 캐나다인이 자국 법원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것과 관련, 캐나다의 반발을 일축하면서 "진정한 법치"라고 강조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제멋대로 판결했다는 캐나다 측 주장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전날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셸렌베르크가 마약 밀매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셸렌베르크는 지난 2014년 항공편을 이용해 필로폰 222㎏을 다롄에서 호주로 몰래 운반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판결 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기자들에게 "중국이 제멋대로 사형을 선고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화 대변인은 마약 범죄는 엄벌에 처한다면서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한 것이 진정한 법치 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소한의 법치 정신이 결여된 (트뤼도 총리의) 발언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다"면서 "캐나다가 중국의 법치와 사법 주권을 존중하고 잘못을 바로잡아 무책임한 발언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인권단체가 이번 사형선고가 매우 비정상적이며 화웨이 사태와 관련 있다고 비판하는 데 대해서는 "악의적인 모독이며 근거 없는 비난"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법률이나 사법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이 중국 말고 어느 나라인지는 명백하다"고 말했다.
셸렌베르크는 2016년 11월 법원에서 15년 징역형과 15만 위안(약 2천400만원)의 재산 몰수형을 받았다.
그는 이에 불복해 랴오닝성 고급인민법원에 항소했지만, 지난달 29일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법원은 하급심 판결이 너무 가볍다며 다롄시 중급인민법원에 재심을 명령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서방 언론은 중국 법원의 이번 판결에 대해 중국의 거대 통신기업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 멍완저우가 미국의 요구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사건과 관련해 중국이 캐나다를 압박하려 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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