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GPS 수신기, 2021년 헬기 탑재 호위함 4척에 설치
잠수함, 항공기, 헬기 등으로 확대…독자 방위력 커져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이 항공모함으로 개조할 계획인 이즈모 등 해상자위대의 호위함이 자체 개발한 위치정보시스템(GPS)의 위치 정보를 수신하는 체계를 갖출 계획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준천정 위성(quasi-zenith satellite)인 미치비키(みちびき·길잡이) 4기를 운용해 상시적으로 자국의 GPS로 위치 정보를 얻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미국의 GPS가 주로 사용되는 만큼 현재는 자위대 장비 중 잠수함구조함과 부설함 등 2척만 일본형 GPS의 수신기를 갖추고 있는데, 일본 정부는 2021년 이즈모 등 4척의 헬기 탑재 호위함에 자국 GPS의 수신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자위대는 이후 다른 호위함이나 잠수함, 항공기, 헬기 등에 대해서도 일본형 GPS 수신기를 탑재할 방침이다.
전세계적으로 미국의 GPS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일본은 그동안 4기의 GPS 위성을 쏘아올리며 자체 GPS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PS는 자동차 운전, 각종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등 일상생활에서도 중요하지만, 군사 작전을 정교하게 수행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다.
일본은 현재도 미국과 자국의 GPS를 결합해 6㎝ 오차의 정교한 위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체계를 갖췄지만, 2023년까지 모두 7기의 자체 GPS 위성을 운용해 미국 GPS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의 위성만으로 위치 정보를 얻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일본이 계획대로 자위대가 일본형 GPS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체계를 갖추면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방위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자체 GPS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미국이 언제 GPS를 유료화할지 모르는 상황인 데다, 미국 GPS 위성이 공격받을 경우 방위력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2007년 탄도미사일을 이용해 위성을 파괴하는 실험을 한 바 있으며 위성을 공격하는 '킬러 위성'이나 전파방해장치 등의 무기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GPS 도입을 놓고는 일본 외에도 러시아와 중국, 인도, EU 등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러시아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자체 위성 위치확인시스템 글로나스(GLONASS)를 운영하고 있고 유럽연합(EU)은 '갈릴레오', 중국은 '베이더우'(北斗), 인도는 '나빅'(NAVIC)이라는 이름의 독자 GPS를 각각 구축하고 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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