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회장, 상금 50억원 내걸었지만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무술을 조롱해온 이종격투기 강사를 꺾는데 거액의 상금이 내걸렸지만, 연이은 패배로 인해 중국 무술의 자존심이 처참히 무너지고 말았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2일 중국에서는 이종격투기 강사 쉬샤오둥(徐曉冬)과 중국 무술의 대가를 자처한 톈예의 대결이 열렸다.
쉬샤오둥은 지난해 5월 중국 쓰촨성의 한 체육관에서 태극권 한 문파의 장문인이라는 웨이레이(魏雷)와 시합을 벌여 20초도 안 돼 웨이레이를 KO패 시킨 인물이다.
그는 대결에서 승리한 뒤 중국 무술이 "시대에 뒤떨어졌고 실전 가치가 없는 사기"라고 깎아내리며 소림사 출신의 무술대회 챔피언과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경호원 등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이는 중국인들의 공분을 샀고, 톈디식품그룹 창업자인 천성(陳生) 회장은 중국 무술의 존엄을 지킨다는 취지로 쉬샤오둥과 무술인의 대결에 상금 1천만 위안(약 17억원)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대결에도 한 중국 재벌그룹 회장이 거액을 내놓아 톈예가 이길 경우 3천만 위안(약 50억원), 지더라도 300만 위안(약 5억원)의 상금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대결은 쉬샤오둥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경기가 시작하자 톈예는 주먹을 마구 휘두르며 쉬샤오둥에게 덤벼들었지만, 쉬샤오둥은 이를 가볍게 피하면서 팔꿈치 공격과 니킥 등을 톈예에게 퍼부었다. 톈예는 코뼈가 부러지고 말았다.
결국, 2라운드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톈예의 TKO패가 선언됐고, 쉬샤오둥은 시합 자체가 지겹다는 듯이 졸린 표정을 지으며 그를 조롱했다.
시합 후 중국 누리꾼들은 전통무술의 대가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난과 조롱의 글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56세의 톈예가 40세의 쉬샤오둥에 도전한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전통무술가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기량을 유지한다고 자랑하지만, 이는 거짓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은 "쉬샤오둥이 중국 무술을 조롱한 지 일 년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 그를 꺾을 전통무술가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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