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최악의 폭염이 3주 넘게 몰아치고 있는 호주가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대형화재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폭염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재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철도 운행마저 지장이 생길 우려가 제기되는 등 폭염에 시달리는 호주의 풍경을 영국 일간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14일부터 섭씨 48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염이 사흘째 계속되면서 남호주 주에서만 16명이 폭염으로 응급실을 찾았고, 이 중 7명은 추가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남반구인 호주에서는 낮 기온이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지난달 말부터 3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호주 동남부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대부분의 지역은 이날부터 18일까지 계속 41도를 넘을 것으로 예보됐다.
해안가에 있어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시드니도 30도 중반대를 기록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보건당국은 폭염에 형성된 고농도 오존이 시드니를 덮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상 20∼25㎞ 고도 오존층에 분포하는 오존은 태양의 자외선을 흡수해 지구 생물에게 주는 피해를 막는 역할을 하지만, 지상과 가까운 오존은 인간의 눈, 폐 등에 해를 끼치고 곡물 생산량을 줄어들게 한다.
앤드루 콘스턴스 뉴사우스웨일스주 교통부 장관은 폭염이 철도 운행을 방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폭염이 선로를 휘게 해 열차의 탈선사고와 열차 운행 중단 사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콘스턴스 장관은 취재진에게 "이 정도의 (높은) 열이 강철로 된 선로에 내리쬐는 상황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지만, 문제가 생기면 가능한 한 빠르게 대처할 직원들이 배치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부터 호주 내륙 지방을 맴돌고 있는 뜨거운 공기로 인해 호주 남부 전역의 온도는 평균보다 10∼12도가량 높다.
호주 동남부에 있는 수도 캔버라는 최고 41도, 남부 빅토리아주의 도시들은 45도 이상 올라갈 것으로 예보된 상황이다.
앞서 남호주 주에서는 타는 듯한 고온에 화재 발생 위험이 커져 지난 14일 3일간의 '재앙적' 화재위험 경보인 '코드 레드(Code Red)'가 발령됐다.
호주 북부도 폭염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지난 15일에는 호주 북서부 타쿨라의 온도가 이 지역에서 관측된 역대 최고 기온인 49도에 달하기도 했다.
49도는 1960년 남호주주의 우드나다타 공항에서 기록된 50.7도 이래 최고 기온이다.
호주 기상 당국에 따르면 호주 전역의 수많은 마을이 사상 최고 기온 기록을 연일 깨고 있는 가운데, 이런 폭염은 그 기세를 당장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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