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AP=연합뉴스) 대전차 로켓을 이용해 백악관 공격계획을 세웠던 20대 이슬람 급진주의자가 미국 당국의 함정수사에 걸려들었다.
박병진(44·미국명 BJay Pak) 미국 조지아주 북부지방 검사장은 애틀랜타 외곽 커밍에 사는 하세르 잘랄 타헤브(21)를 체포했으며 연방정부 청사에 대한 총격 또는 폭탄 공격 시도 혐의를 받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각) 밝혔다.
최근 미연방수사국(FBI) 위장 요원과 만난 타헤브는 이번 주에 무기와 폭탄을 수령한 뒤 곧바로 워싱턴으로 차를 몰고 가 백악관 공격을 실행하려 했다고 박 검사장은 설명했다.
당국에 따르면 그는 이날 반자동 소총, 원격 조종 기폭장치가 달린 3개의 폭발물, 대전차 로켓 등이 실려 있는 차량과 자신의 차를 맞바꾸기 위해 FBI 위장 요원과 만난 뒤 체포됐다.
FBI 위장 요원이 타헤브를 유인하기 위해 가져간 무기는 사전에 사용할 수 없도록 조처한 것들이다.
FBI가 제출한 진술서에 따르면 타헤브는 급진화한 인물로, 지난해에는 이름을 바꾼 뒤 해외여행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 FBI 비밀 정보원과 접촉했을 당시 타헤브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지역을 여행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여권을 확보하지 못해 계획이 좌절되자 백악관과 자유의 여신상을 공격하는 쪽으로 계획을 바꿨다.
그는 지난달에도 FBI 정보원과 수차례 만났고 암호화한 모바일 메시징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시로 접촉하면서 '성전(聖戰)은 의무이며 최대한 큰 피해를 남기고 순교자가 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또 FBI 위장 요원을 만나 직접 그린 백악관 웨스트 윙의 평면도를 보여 주며 공격 계획을 설명하기도 했다.
당시 타헤브는 위장 요원에게 무기와 폭탄을 구해달라고 요청했고, 자신의 차를 팔아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말도 했다고 진술서는 전했다.
이 밖에 백악관 공격 후 조직을 재건하고 선동용 영상 촬영을 위한 '기지'도 필요하다고 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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