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제조산업문화특구 지정 촉구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재개발로 철거 위기에 내몰린 서울 청계천·을지로 일대 상인, 장인, 예술가들이 재개발을 멈추고 이 일대를 제조산업문화특구로 지정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청계천과 을지로 일대에 자리 잡은 상인과 장인, 예술가들이 모여 조직한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주장했다.
이 단체는 "청계천, 을지로 골목에서 길게는 60년 넘게 자리를 지킨 장인들, 공구 상인들의 작업장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며 "용산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있는데도 여전히 건설사의 이익을 위해 공공장소를 헐값에 넘기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서울시와 중구는 도시 재생이라는 이름의 재개발을 중단하고 이 일대를 제조산업문화특구로 지정해야 한다"며 "이 일대에 있는 조선 시대 염초청(화약제조 관서)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협동조합의 보존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전날 을지면옥 등 노포(老鋪)들을 살릴 수 있도록 재설계하도록 하겠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도 규탄했다.
박 시장은 전날 신년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재개발로 을지면옥 등 노포들이 사라진다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과거의 문화, 예술, 전통, 역사 등을 도외시했던 개발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역사적인 부분, 전통적으로 살려야 할 부분은 잘 고려해서 개발계획 안에 반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단체는 "전날 박원순 시장이 (재개발 계획을) 재설계하겠다고 했지만, 재개발을 취소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당장 청계천 일대 공사를 중단하고, 중구청과 서울시가 이 재개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이 지역 상공인들과 함께 청계천 관수교 사거리 천막 농성장과 을지로를 거쳐 서울시청으로 행진했다.
이들은 최근 2주간 받은 2만906명 서울시민의 지지 서명을 모아 중구청과 서울시, 국토교통부에 차례로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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