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독립선언 산실 도쿄YMCA, 자료실 재개관 위해 모금운동

입력 2019-01-21 06:11  

2·8독립선언 산실 도쿄YMCA, 자료실 재개관 위해 모금운동
자료실 새단장·심포지엄·기념영상 제작 등에 1억원 모금 목표
2·8독립선언 100주년 코앞이지만 목표액 40%만 달성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100년 전 3·1운동의 마중물이었던 도쿄 2·8 독립선언의 산실인 도쿄(東京) 재일본한국YMCA(이하 도쿄YMCA)가 자료실 재개관과 기념 영상물 제작 등을 위해 일본에서 모금 활동을 벌여 주목된다
20일 관계자들에 따르면 도쿄YMCA는 올해 2·8독립선언 100주년을 앞두고 작년 가을부터 관련 사업을 위해 1천만엔(약 1억400만원)을 목표로 모금 활동을 펼치고 있다.
2·8독립선언은 1919년 2월 8일 조선인 유학생 600여명이 대담하게도 식민지 시대 지배국의 수도인 도쿄의 '재일본도쿄조선YMCA회관'(현 재일본한국YMCA회관)에 모여 조선의 독립을 외친 역사적 사건이다.
일본에서 유학하던 조선인들이 만든 재일본도쿄조선YMCA는 당시 유학생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곳으로, 선언 후에는 수감된 학생들의 옥바라지를 하고 변호사를 구하며 선언 참가자들을 적극 후원했다.


실제 독립선언이 있던 장소는 지금 재일본한국YMCA회관(도쿄 지요다[千代田]구 간다[神田] 소재)이 있는 곳에서 도보로 10분 가량 떨어진 곳이다.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불에 타 현재는 일본인이 소유한 일반 건물이 들어서 있다.
도쿄YMCA는 매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자료실을 운용하며 2·8독립선언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의 회관 앞에는 기념비가 설치돼 당시 독립선언의 의미를 알리고 있다.
이 단체가 펼치는 모금 활동은 재정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2·8독립선언 100주년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생각해 낸 고육책이다.
건물 일부 숙박시설의 객실 수입과 일본어·한국어 학교 운영으로 생기는 이익만으로는 기존 사업을 펼치고 건물을 보수하기에도 벅찬 상황. 100주년을 의미있는 해로 보내기 위해 시민들에게 손을 벌리기로 했다.


도쿄YMCA는 2008년 독립선언 90주년을 기념해 보훈처의 일부 도움을 받아 건물 꼭대기 층인 10층 한 켠에 2.8독립선언 기념자료실을 만들었지만 공간이 낡고 협소해 현재 2층의 새 공관으로 이전해 재개관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재개관 비용의 절반을 보훈처에서 지원받기는 하지만 나머지 절반의 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료실은 독립선언 당시의 사진과 신문 자료, 관련 서적, 수사 자료 등을 한국어와 일본어 설명과 함께 전시하고 있다. 연간 방문자는 1천명 수준으로, 재일 교포 외에도 한국에서 여행 온 학생들과 일본인 등 다양하다.


여기에 제작된 지 오래된 기념 영상물을 다시 만들고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데도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하다.
도쿄YMCA는 2017년 이후 그동안 8차례에 걸쳐 2·8독립선언을 돌아보는 공개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발표 자료를 모아 책을 발간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도쿄YMCA가 그동안 모금으로 마련한 돈은 목표액의 절반에 못 미치는 400만엔(약 4천157만원) 수준이다. 그동안 이곳을 찾았던 사람들이나 재일교포들, 종교인 등이 십시일반 기부를 했지만, 다음 달 100주년 행사까지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재형 도쿄YMCA 총무는 "2·8 독립선언의 정신은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가 위협받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발휘돼야 할 때"라며 "당시 선언의 의미를 널리 알리는 데 도쿄YMCA가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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