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중구의회 '2% 부족한' 셀프심의 방지 조례

울산중구의회 '2% 부족한' 셀프심의 방지 조례
국외출장 보고서 작성 의무 빠져…의장 "개정 통해 개선"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외유성·부실 국외연수를 막기 위해 울산시 중구의회가 새로 조례를 제정했으나, 국외 출장 시 보고서 작성 의무가 빠져 오히려 종전보다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울산 중구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최근 '의원 공무국외연수 및 출장에 관한 조례'를 새로 제정해 지난 2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조례는 지난해 12월 21일 본회의에서 반대 없이 통과됐다.
조례는 지방의원 외유성 국외연수가 논란이 될 때마다 언급되는 '셀프심의'를 막기 위해 심의위원회에 의원과 공무원을 제외한 것이 핵심이다.
이 조례가 제정되기 전 지방의회 의원들은 '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칙'에 맞춰 국외연수와 국외출장 등을 진행했는데, 이 규칙에선 심의위에 의원과 공무원이 포함돼 있어 늘 논란 소지가 있었다.
중구의회 새 조례안은 심의위를 연수전문가, 법조계, 학계, 언론계, 시민사회단체가 추천한 사람 등 9명으로 구성하도록 정했다.
또 기존 규칙에 있던 '예산편성 한도액 범위안에서 6명 이내 의원이 공무 국외여행을 할 경우에는 심사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내용도 삭제했다.
의원 2명 이상이 같은 곳으로 국외연수를 갔다고 하더라도 귀국 후에는 연수 내용과 관련한 개별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즉, 전반적 국외연수 과정의 투명성과 내실을 높인 것이다.
문제는 국외 출장이다.
기존 규칙에는 국외 출장 후 귀국하면 30일 이내에 보고서를 작성해 의장에게 제출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게 돼 있다.
그러나 중구의회가 만든 새 조례에는 이 내용이 빠졌다. 국외연수일 때만 보고서를 제출하고 국외출장인 경우는 보고서를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일각에서 이 규정 때문에 새 조례를 만든 취지가 퇴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울산시민연대 관계자는 "국외 출장 역시 경비를 지원받아서 가는 공적 임무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주민에게 당연히 알려야 한다"며 "출장 보고서의 경우 작성하는 데 품이 상대적으로 덜 드는 만큼 조례 취지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구의회 역시 조례에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고 보고 개선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조례를 대표 발의한 신성봉 중구의회 의장은 "제정 과정에서 의원들과 많은 토론 과정이 있었지만 미진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개정 등을 통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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