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 긴급계획 실행…일단 640억원 투입해 공항·항만 인프라확충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노딜'(no deal)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긴급계획을 실행한다고 발표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17일(현지시간) 총리실에서 긴급 브렉시트 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한 뒤 브리핑에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하는 계획을 발동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우선 영국이 EU와 탈퇴조건에 대한 합의 없이 EU를 떨어져 나가게 되는 상황(노딜 브렉시트)에서 당장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자국 대서양 연안 항구와 각 공항에 긴급자금 5천만 유로(640억원 상당)를 수혈한다.
필리프 총리는 "어떤 항구에서는 (긴급자금이) 주차장 증설에 쓰일 것이고, 어떤 곳에서는 세관 검사 인프라 구축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이미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세관원과 검역 인력을 추가로 채용하는 절차를 시작했다.
프랑스 의회는 이날 노딜 브렉시트 상황이 실제로 일어났을 경우 프랑스 정부가 비상 포고령을 통해 관련 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대한 심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필리프 총리는 "우리는 국민의 이해관계를 보호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면서 "프랑스인은 물론 프랑스에 거주하는 영국인들의 피해도 최소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EU 회원국 중에서도 영국과 역사적·지리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진 국가인 만큼 브렉시트 시나리오 중에서도 최악인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
프랑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영국에 수출하는 프랑스 기업 수는 3만 곳에 이르며, 2017년 기준 영국으로의 수출액은 310억 유로(40조원)다.
영국 정부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15일 하원에서 부결되자 프랑스경제연합회(MEDEF)는 이튿날 성명을 내고 "영국 의회의 투표 결과는 불확실성에 또다시 불확실성을 더했다"면서 회원사들에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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